“상승 기대 꺾였다”…청약통장 줄고 경매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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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호 기자 hyunho@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집값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청약 경쟁률과 주택 경매 낙찰률이 차갑게 식고 있다.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가 대폭 줄어드는가 하면, 서울에선 준수한 입지의 단지도 청약 경쟁률이 상반기 대비 많이 낮아졌다. 경매 낙찰률 역시 줄곧 상승하다 지난달 기준으로 4개월 전 수준까지 뒷걸음질 쳤다.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와 정책 대출 중단,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추가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인 탓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 분석 결과, 10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통장 가입자는 2719만1096명으로 전월 2724만8358명 대비 5만7262명 줄었다. 이는 9월 가입자가 8월 대비 1만8615명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청약 통장 해지자가 약 3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달까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는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으로 최근 들어 해지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청약통장 해지 인원 증가는 청약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전국 청약 열기는 상반기만 못하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분양가 상승과 집값 상승세 둔화에 따른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실수요자들이 끊겼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보합(0.0%)을 기록했다. 전국 집값 상승 폭은 5주 연속 줄어드는 등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974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당 850만3000원) 대비 14.6% 상승한 수준이다. 3.3㎡(평)당 가격은 3215만5200원에 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달 분양 단지는 수요자 관심이 높더라도 분양가 경쟁력이 낮으면 어김없이 부진한 청약 결과를 기록했다”며 “지난달 1순위 청약 미달률은 9월 10.8%에서 10월 13.7%로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집값 선행지표인 경매시장도 악화일로다. 지지옥션 따르면 10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6.5%로 전월(31.5%) 대비 5.0%p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월 28.3%를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20%대 낙찰률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경매 매물은 늘었지만, 유찰 단지는 늘어나 낙찰률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는 감정가의 80%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서울남부지법 경매3계에서 지난 15일 진행된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면적 115㎡형 경매 결과, 최종 낙찰가는 감정가 18억2000만 원의 81% 수준인 14억7100만 원으로 결정됐다. 응찰자는 3명에 그쳤다. 또 13일 동부지법 경매4계에서 진행된 성동구 ‘옥수하이츠’의 같은 평형 경매 결과 단 2명이 응찰에 나서 감정가의 83% 수준인 16억6000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렇듯 집값 선행지표 격인 청약 경쟁률과 경매 낙찰가율 모두 둔화하면서 연말 이후 집값 하락 전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 모멘텀이 사라진 만큼 반등 계기가 없는 한, 지표 악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매수자들은 집값이 오르는 집을 사고 싶지, 하락하는 집을 사고 싶지 않다”며 “청약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거나 뉴홈 등 확실히 저렴한 곳으로 몰리고, 그 외 수요는 끊기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었다. 경매 낙찰률이 줄어든 것도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결국 금리 수준은 그대로고 최근 집값은 상반기 대비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시장 진입 요인이 없다”며 “당분간 청약과 경매시장 침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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