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잃은 증시…ETF 수익률 승자는 ‘원·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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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잃은 증시…ETF 수익률 승자는 ‘원·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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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관련주의 조정이 이어지며 국내 증시의 주도주 탐색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원유와 철강, 금융 관련 ETF들이 최근 양호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유 관련 ETF는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체 ETF 중 3개월 수익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 섹터별 향후 전망을 꼼꼼히 따져 추가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주도주 잃은 증시…ETF 수익률 승자는 ‘원·철·금’
자료 제공=KG제로인

30일 KG제로인에 따르면 26일 기준 전체 ETF 중 최근 3개월 사이 수익률 상위 섹터는 원유와 철강, 금융으로 집계됐다. 원유 관련 ETF들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28.92%로 전체 섹터 중 1위를 차지했고 철강(9.78%)과 금융(7.57%) 섹터가 뒤를 이었다.

원유 ETF의 성과가 특히 두드러졌다. ‘KODEX WTI 원유선물(H)’은 3개월새 31.5% 급등해 이 기간 중 전체 ETF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TIGER 원유선물 Enhanced(H)’가 31.17% 상승해 2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ETF로 꼽히는 두 상품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을 추종한다. 같은 기간 원유 생산업체에 주로 투자하는 ‘KBSTAR 미국 S&P원유생산기업(합성H)’도 19.99% 상승해 수익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건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시각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3.68달러로 전날 대비 3.64% 올랐다. 지난해 8월 29일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이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여파와 중동 산유국의 냉방시즌(5~9월)이 맞물리면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까지도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93달러에서 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계절적 이유가 큰 만큼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이슈가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9월 말은 중동 산유국들의 냉방시즌이 종료되면서 유가에 미치는 계절적 기여도가 사라지는 시기”라며 “유가 상승 속도는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ETF 중 두번째로 수익률이 높은 섹터는 철강이다. ‘KODEX 철강’이 최근 3개월새 11.38% 상승했고 ‘TIGER 200 철강소재’와 ‘KBSTAR 200 철강소재’는 각각 6.32%, 6.38% 올랐다. 이들은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POSCO홀딩스(005490), 현대제철(004020), 고려아연(010130) 등을 담고 있다.

상반기만 해도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에 부진을 면치 못했던 철강주는 중국의 철강 감산 계획 소식이 들려오면서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주요 철강주 20개를 모아놓은 KRX철강지수는 같은 기간 9.08% 올라 보험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수익률이 두드러진 마지막 섹터는 바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 부문이다. ‘KODEX 보험’이 이 기간 동안 14.75% 올라 금융 관련 ETF 수익률 1위를 기록했고 ‘TIGER 200 금융’과 ‘KBSTAR 200 금융’은 같은 기간 각각 9.39%, 9.43% 상승했다. 은행주만 담은 ‘TIGER 은행’, ‘KODEX 은행’은 8%로 뒤를 이었다.

금융주의 상승은 대표적 배당주로서 연말 배당매력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상반기 주가를 끌어내렸던 부동산 시장 침체와 실리콘밸리뱅크(SVB)발 위험이 어느 정도 해소된 영향이다. 8~9%로 기대되는 금융주의 높은 배당수익률에 반해 현 주가 수준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요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빈율(PBR)은 장부상 가치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않는 0.3~0.4배에 달하는 만큼 저점 매수를 노려볼 만 하다.

실제 관련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연초 2050억 원이었던 KODEX 은행 ETF의 순자산은 26일 3784억 원으로 한 달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1734억 원이 증가했다. 금융 관련 7개 ETF 전체 순자산은 같은 기간 2940억 원에서 4591억 원으로 56.1% 증가했다. 최근 3개월새 수익률 1, 2위를 기록한 원유, 철강 관련 ETF의 순자산은 되레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형은행들이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주의 PBR이 지나치게 낮다고 언급하며 배당 자율성을 언급한 만큼 호실적과 주주환원 기대에 당분간 금융 ETF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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