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도 반도체·전기차·AI 강세···기가비스·트루엔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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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그래픽

미국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옥석 가리기’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기가비스·알멕·트루엔 등 핵심 역량을 지닌 반도체·2차전지·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하반기 업황 개선이 기대되고, 2차 전지·인공지능(AI) 업종은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4일 기업공개(IPO)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 기업 ‘기가비스’는 지난 12일 희망 범위 최상단을 8.3% 초과한 4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670 : 1에 달했고, 참여기관의 95%가 공모가상단 또는 초과 가격을 제시했다. 기가비스는 광학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기판 내층의 검사·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기판 검사·수리 설비와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자체 개발해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가비스에 대해 “설비 개발 등 제품 고도화와 수익성 높은 장비의 비중 확대로 수주잔고와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술성 평가 ‘AA’를 받은 기업 중 최초로 소부장 특례 상장에 도전하는 ‘아이엠티’도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아이엠티는 레이저(Laser)와 이산화탄소(CO2)를 활용한 ‘반도체 건식 세정 장비 사업’과 국내 유일의 반도체 기판 건조 장비인 ‘극자외선 마스크 레이저 베이킹(EUV Mask Laser Baking) 장비 사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다수의 세정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 기반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기가비스와 아이엠티 모두 핵심 기술을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냈고,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에서 상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지난 1분기 코스닥에 상장한 ‘미래반도체’의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기록하는 등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다.

2차전지·전기차 관련 기업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전기차 알루미늄 부품 전문기업 ‘알멕’은 지난달 27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 받았다. 배터리(2차전지) 모듈 케이스·전기차 플랫폼 프레임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SK온·GM 등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이 고객사다. 알멕은 특히 충격 흡수 소재(Crash Alloy) 기술에서 핵심 역량을 갖고 있는데, 배터리를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는 ‘알루미늄 모듈케이스’ 제품의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IB업계 관계자들은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2차전지 대장주와 관련이 있다는 점, 안전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알멕의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상장한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소재 기업 ‘나노팀’의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였고, 지난 12일 기준 시초가보다 약 11% 높은 주가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인공지능(AI) 핵심 기술로 IPO 시장을 돌파하겠다는 기업도 있다. AI 영상 감시 솔루션 기업 ‘트루엔’은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약 1689: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확정지었다. 윤철환 연구원은 트루엔의 흥행 요소로 ‘원천 기술 기반의 양호한 수익성’을 꼽았다. 독자적 AI 기술로 도시 방범·스마트팩토리·지능형 교통체계 등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엣지(edge) 카메라’를 개발해 시장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IPO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이 다소 침체된 상황이지만, 업황 개선이 기대되거나 성장 잠재력이 큰 업종의 기업들 중 일부 업체들이 핵심 역량 무기로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펙(SPEC) 상장 등을 제외한 지난해 일반 신규 상장 기업은 코스피 5곳, 코스닥 66곳으로 총 71곳이었다. 2021년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이 16곳, 코스닥 진입 기업이 75곳이었던 것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올해도 5월14일 현재 코스피 신규 진입 기업 1곳, 코스닥 입성 기업 19곳으로 상장에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어’로 불릴만한 큰 기업의 상장이 없고, 금리 인상·경기 침체 등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상황이어서 IPO 시장도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증시 변동성이 클 수록 투자심리 약화로 기업이 높은 가치를 받기 어려워지고, 더 뛰어난 기업을 찾는 ‘옥석 가리기’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 전문가는 “반도체·배터리·AI 등 향후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의 기업들로 개인과 기관 모두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흥행 여부가 IPO 시장의 부진을 깨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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