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X 3천억 증자 카드, 미래에셋 양수겸장 묘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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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인수한 가상자산거래소 디지털X(DIgital X, 전 코빗)에 3000억원 규모의 외부투자 유치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디지털X 지분 97%를 확보한 미래에셋컨설팅의 향후 지분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에 제한이 걸릴 경우, 대응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투자를 통해 성장을 꾀하면서 동시에 지분규제도 벗어날 수 있는 양수겸장의 방안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글로벌전략가 GSO)은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 디지털X 임직원 강연에서 “디지털X에 500억원 규모 증자를 했고, 흑자가 나면 내년 1분기에 제3자 증자를 하려한다”며 “2000억원~3000억원 규모로 전략적 투자자(SI)에게 증자할 것이고, 상황을 봐서 고객들에게도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과감히 줄까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X 지분 97% 보유, 대주주 지분제한 한다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월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인수를 결정했다. 지난 7월 22일 코빗 지분 91.73%를 인수하고, 이틀 뒤인 7월 24일에 지분 5.42%를 취득하면서 총 1414억원을 들여 97.15%의 코빗 지분을 확보했다.
미래에셋은 코빗 인수를 통해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의 융합과 이를 통한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인수 직후 사명을 코빗에서 ‘디지털X’로 바꾼 것도 서로 다른 가치를 융합한 미지의 미래와 가능성을 표현한 것이다.
미래에셋은 27일 납입을 완료한 500억원 출자를 통해 디지털X의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토큰증권(STO),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전통과 디지털 자산이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새로운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자본확충을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아직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디지털자산관련 정책이다. 정부여당은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의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준비중이다. 대주주 지분은 20% 수준으로 제한하고, 은행 등 금융회사를 지배구조에 참여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되지만, 당국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20% 안팎의 대주주 지분제한이 걸릴 경우 미래에셋의 디지털X는 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를 안게 된다. 하나금융,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지분투자하고 있는 두나무의 업비트는 송치형 회장이 25.5% 보유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과 연결된 코인원은 차명훈대표 지분이 30.3%에 그친다.
반면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97.15%를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X는 27일 500억원 출자로 대주주지분율이 97.88% 수준으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하지만 박현주 회장이 밝힌 규모의 외부 전략적 투자자의 제3자배정 증자는 지분율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다. 외부투자 금액이 클수록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3000억원 투자 유치, 관건은 기업가치
다만 외부 투자는 기업가치를 얼마로 평가받는가에 따라 지분율에 큰 변동을 가져온다.
유상증자를 하기 전 디지털X의 기업가치를 3000억원으로 평가한다면 3000억원의 증자를 했을 때, 새로운 투자자는 지분 50%를 갖게 되고, 미래에셋컨설팅의 98%가까운 지분은 약 49%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
3000억원보다 낮게 평가받는다면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율은 더 낮아지고, 반대로 평가금액이 높아지면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율은 높은 수준으로 남게 되는 구조다. 결국 출자 규모와 디지털X의 기업가치 평가액에 따라 향후 지분율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셈이다.
7월 97.15%를 취득할 때와 27일에 단행한 500억원 증자시 미래에셋컨설팅은 모두 주당 4961원을 적용했다. 같은 기준으로 3000억원을 외부에서 투자받는다면 외부 투자자의 지분은 60%,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은 40% 아래로 축소될 수 있다.
다만, 박현주 회장이 내년 디지털X의 흑자전환을 전제로 1분기 3000억원 증자를 언급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 흑자전환은 기업가치를 끌어 올린다.
디지털X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제한이 생기면 디지털X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대주주가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다만 대주주 변경이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태이고 정책방향도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금융당국과 소통하면서 제도 변화에 맞춰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