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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만 열면 5분만에 드론 설계 뚝딱”…시뮬레이션 문턱 낮춘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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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이석근 에브리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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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근 에브리심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항공기·선박·첨단드론 등 막대한 제조비용이 들어가는 제품을 일일이 부숴가며 실험할 수는 없다. 거대 제조기업이나 첨단산업 현장에서 실물로 검증하기 어려운 제품을 컴퓨터 안에서 미리 계산해보는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인 이유다.

문제는 이 기술이 소수 대기업 연구개발(R&D) 조직의 전유물이라는 점이다. 지멘스·엔시스 등 글로벌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들이 있지만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다. 전용 소프트웨어 사용료가 비싼 데다 석·박사급 전문 엔지니어들이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간 교육을 받아야 작업이 가능하다. 상당수 중소·중견기업들이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문턱 높은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시장을 혁신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이석근
에브리심(Everysim)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그림판이나 파워포인트(PPT)처럼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친숙하게 쓸 수 있는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구현했다”며 “웹 브라우저만 열면 바로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복잡한 전용툴 ‘NO’…쉽고 정확한 신개념 솔루션

에브리심 개요/그래픽=김현정

이 대표는 국내 대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다스아이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부서에서 근무한 베테랑 엔지니어다. 공공 연구기관 특성상 시장에 파급력 있는 상용제품을 내놓기보다 R&D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한계를 느껴 창업을 결심했다.

에브리심은 KISTI 연구원 창업제도를 통해 탄생했다. 약 1년간 준비를 거쳐 2023년 분사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제조기업들이 비용·인력 부족으로 포기하는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며 “에브리심이라는 사명은 시뮬레이션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업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함께 창업 의지를 다졌던 초기 멤버들이 몇 개월 안 돼 회사를 떠나면서 이 대표는 바닥부터 팀을 다시 꾸려야 했다. 현재 직원은 총 14명으로 대부분 R&D 전담 인력들이다. 대전이 본사인만큼 KAIST 인력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장악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시장에서 에브리심이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웹 브라우저 기반으로 간편하게 구동된다는 점이다.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이나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 과정 없이 에브리심 플랫폼 접속만으로 작업이 가능하다.

둘째는 드론·항공 등 각 산업(도메인)에 특화된 전용 설계 도구를 갖췄다는 점이다. 예컨대 드론 프로펠러, 항공기 날개 등 전용도구가 마련돼 있어 전문가가 아니어도 자연어로 설계가 가능하고 곧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에브리심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플랫폼 화면/사진=에브리심

“이건 혁신” 해외서 먼저 ‘찜’…80개국서 사용중

글로벌 시장은 소프트웨어 투자에 보수적인 국내와 달리 에브리심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봤다. 플러그앤플레이·500글로벌 등 미국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들은 지난해 시드 투자를 결정했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6’에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1호 연구소기업인 나르마, SK하이닉스 사내벤처인 투인테크, 메타물질 제조사인 제이제이엔에스 등이 에브리심 플랫폼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개발기간과 비용 등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이들 기업 외에 올 9월 현재 전 세계 80개국, 1000여개 기업, 1400여명 사용자가 에브리심의 베타 버전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다.

이 대표는 “미국 투자사들이 직접 투자를 결정했을 때 한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공사례가 없다는 편견을 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는데도 해외 기업이나 엔지니어들이 직접 웹사이트를 찾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근 에브리심 대표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에브리심은 현재 50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금융사와 벤처캐피탈 몇 곳이 직접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인 디노랩은 올 상반기 지역 스타트업 발굴 과정에서 에브리심과 인연을 맺은 뒤 성장 가능성에 주목, 직접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조만간 에브리심 정식 플랫폼을 출시해 구독 모델을 가속화하는 한편 항공·드론에 초점이 맞춰진 도메인을 우주, 건설, 에너지, 모빌리티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최근 생성형 AI 발전으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위기론이 커지고 있지만 시뮬레이션 분야는 큰 기회를 맞았다”며 “AI가 도면을 추천하고 에브리심의 엔진이 이를 자동 검증하는 체계가 구축되면 엔지니어링 문턱이 낮아져 전 세계 누구나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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