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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넘쳐나는데…유료 AI 회의록 ‘티로’ 급성장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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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임은성 더플레이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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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성 더플레이토 대표. 벤처 1세대로 포털 창업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아버지를 둔 덕분에 어릴 때부터 집안에 20대의 컴퓨터가 있었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한살 때부터 노트북을 만져보고, 일곱살에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직 20대인 임 대표지만 그에게 티로는 ’40번째’ 제품이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AI(인공지능) 회의록은 흔한 물건이 됐다. 챗GPT도, 제미나이도, 클로드도 회의 내용을 받아적어 준다. 그래서 스타트업 수십 곳이 뛰어들었다가 상당수가 정리됐다. 그런데 별다른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꾸준히 급성장하는 서비스가 있다. 더플레이토가 만든 AI 회의록 ‘티로(Tiro)’다.

심지어 티로는 유료 서비스임에도 꾸준히 고객들이 찾고 있다. 임은성 더플레이토 대표는 “고객들에게 왜 쓰는지 물어보면 답이 똑같다”며 “순수하게 기록 품질이 좋아서”라고 말했다.

단순 녹음 넘어 맥락까지 파악 “회의록 아닌 AI 비서”

티로를 이용해 임은성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를 기록해봤다. 실시간으로 대화를 받아적는 걸 넘어서 맥락을 파악하고 대화 내용의 핵심을 요역했다. 한 페이지 요약본 외에도 보다 긴 요약본 및 대화 원본 스크립트를 모두 제공한다. /사진=티로 캡처

임 대표는 티로에 대해 “비즈니스 리더들을 위한 AI 비서”라고 소개했다. 그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리더의 특징은 ‘삶이 미팅의 연속’인 사람들이었다. 스무살에 처음 창업해본 임 대표 역시 수많은 미팅을 기억하고 기록해야 하는 일상으로 끊임 없이 고통 받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가 티로였다.

티로가 다른 AI 회의록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린 지점은 ‘녹음 품질’과 ‘맥락 파악’이다. 녹음할 때는 음향과 음성을 분리해 노이즈(잡음)와 에코를 걷어내는 데 집중했다. 넓은 회의실이나 시끄러운 카페에서 일어나는 ‘대면 회의’를 위해서다. 녹음한 결과물은 문단별로 구조화해 요약한다. 한국어 등 15개 언어를 섞어가며 대화해도 별도의 설정 없이 그대로 파악한다.

실제로 임 대표와 인터뷰하는 동안 티로를 켜놓은 채 실시간 회의록 과정을 지켜봤다. 우선 1초도 안되는 시차를 두고 대화 내용을 초벌로 남긴다. 이때 텍스트는 흐린 색으로 표시된다. 다음 대화를 기록하는 사이 앞부분 대화에 대한 후처리가 적용되며 문장을 다듬고 불명확한 전문 용어를 앞뒤 맥락에 맞춰 정확히 수정한 뒤 요약본까지 곧바로 만들었다. 인터뷰 중 ‘보안 인증’ 현황에 대해 묻자 임 대표가 “쏙투랑 아이에쏘 이만칠천일이요”라고 상당히 부정확한 발음으로 설명한 부분이 있었는데, 티로는 이를 ‘SOC 2, ISO 27001’이라고 정확히 기록했다.

입소문만으로 30만 사용자, 300개 고객기업 확보

더플레이토 개요/그래픽=김현정

소규모 스타트업인 더플레이토는 대표 서비스 티로에 대해 별도의 마케팅을 할 여력이 부족했다. 그런데 2024년 9월 서비스 출시 이후 자연스레 사용자 30만명을 모았다. 최근에는 매달 4억원씩 매출을 올리고 있다.

초기 사용자층을 만든 건 VC(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이었다. 매달 수십건의 투자검토 미팅에서 회차별 논의를 이어붙어야 하는 직군이다. 이들이 회의록 정리에 들이던 품을 줄인다는 경험담을 업계 안팎에 뿌리며 자발적 마케터 역할을 했다.

기업 고객 역시 비슷하게 모였다. 임 대표가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한 10대 그룹 대형 계열사의 ‘전사 도입’이었다.그는 “인플루언서의 유튜브 영상으로 티로를 접한 그 회사 팀장님이 팀 단위 도입을 제안했고, 효용이 확인되자 해당 본부가 전부 도입했다”며 “이후 CEO 보고까지 돼 9000여명의 직원이 모두 쓰게 됐고 최근 연단위 계약 갱신까지 마쳤다”고 전했다.

‘AI 에이전트’용 비서로 진화

임은성 더플레이토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많이 거둬 한국에 세금을 많이 내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더플레이토 직원은 12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미 미국과 일본에도 사무실을 내고 현지 영업에 나섰다. 3개국에 흩어진 팀이 30만명의 고객을 감당하는 구조는 ‘AI 에이전트’의 활용도를 극도로 높인 덕분이다. 더플레이토의 모든 업무는 AI 에이전트가 먼저 처리하는 게 기본이다. 이 같은 운영방식 자체를 AX(AI 전환) 컨설팅으로도 팔고 있다.

임 대표는 ‘티로’의 활용 역시 이 같은 방향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람이 다시 읽으려고 회의록을 썼다면 이제는 AI 에이전트가 일을 실행하기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티로를 통해 파악한 조직과 개인의 맥락을 AI 에이전트에 학습시킨다면 그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단순히 미팅이 많은 분들만이 아닌, 전 세계 30억명의 지식노동자들이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 대표는 “창업 멤버들과 함께 더플레이토를 만들 때 ‘현대 정주영, 삼성 이병철처럼 우리 세대에서도 위대한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스타트업을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AI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미국 본사 설립이 유행하던 때 국내에 먼저 사무실을 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연매출 40억~50억원이지만 현재의 성장 기조를 이어가 2030년 연매출 1000억원을 노리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거둬 한국에 세금을 잘 내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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