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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대신 ‘기지 주권’, 그린란드 인질극의 새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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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위원회 출범 서명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다보스=AP/뉴시스]
평화위원회 출범 서명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다보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Greenland) 문제를 둘러싼 NATO 관세 위기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그린란드 내 미군 기지 부지의 ‘주권’ 문제를 꺼내 들면서 다시 긴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뉴욕포스트(New York Post) 인터뷰에서 “미군 기지가 있는 그린란드의 일부 지역에 대해 미국이 주권을 확보하고, 그 땅의 소유권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확인하듯 묻자 그는 “그렇다(Yeah)”고 답한 뒤 “우리가 원하는 건 다 얻게 될 것”이라며 “흥미로운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논의 중인 방안 가운데는 그린란드 영토 자체를 미국이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피투피크 우주기지(Pituffik Space Base) 같은 기지에 ‘주권에 준하는 권한’을 인정받는 형태도 있다고 NYP는 전했다. 이는 영국이 키프로스(Cyprus)의 영국군 기지에 대해 갖고 있는 특수한 지위와 유사한 모델이라는 설명도 인터뷰에 인용됐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가 며칠 전, 그린란드 전체를 통제하려는 자신의 요구에 동조하지 않으면 NATO 여러 회원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이를 거둬들이며 사태가 일단 진정된 직후 나왔다. 트럼프는 NATO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Mark Rutte)와 회동한 뒤, 향후 안보 합의의 “프레임워크(framework)”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 내용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트럼프는 이 합의가 미국에 그린란드 “전면 접근(total access)”을 허용하고, 자신의 미사일 방어 구상인 ‘골든 돔(Golden Dome)’ 시스템과도 연동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당시 NATO 대변인은 뤼터가 트럼프를 만난 자리에서 “주권에 관한 어떠한 타협도 제안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덴마크·그린란드·미국 간 협의가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섬의 안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가 “기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미국이 주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유럽에서 반발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월 23일(현지 시간) 옌스-프레데리크 닐센(Jens-Frederik Nielsen) 그린란드 총리는 ‘섬의 일부 소규모 지역에 미국 주권이 인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더 나은 파트너십을 위한 협상은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주권은 레드라인(red line)”이라고 답했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도 “주권을 놓고 협상할 수 없다”고 했고, “그런 일이 있었던 적이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총리실은 트럼프 인터뷰 발언에 대한 추가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그린란드 내 미군 기지 문제를 둘러싼 협상에는, 트럼프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과 급작스러운 입장 전환이 계속 불안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그린란드 국면에서 트럼프는 NATO 동맹국을 상대로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관세 문제에서도 트럼프의 ‘되돌리기’ 성향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유럽연합(EU)과 대부분 품목의 관세를 15%로 정하는 무역 합의를 맺었지만, 이후 EU 및 비(非)EU 국가를 상대로 추가 10%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25%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외교 수단으로 관세를 다시 꺼내드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토요일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할 경우 미국이 캐나다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가 며칠 전 캐나다의 대(對)중 협의 움직임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뒤 나온 경고다. 토요일 소셜미디어 게시물만으로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적용 수입품에 부여돼 온 관세 예외가 이번 위협으로 함께 사라지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는 이달 초, 반(反)정권 시위가 이어지는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세컨더리 관세(secondary levies)’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이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깨뜨릴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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