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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물가-고용 신호? ‘이례적 경제’ 경고한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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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 경제 상황을 “매우 이례적”이라고 규정했다. 관세로 인해 상품 물가가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노동시장은 공식 통계가 보여주는 것보다 이미 더 약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0일(현지 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조치를 완화 기조로의 자신감 있는 선회가 아니라, 더 큰 고용 둔화를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고용 쪽 위험이 커졌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겉으로 보이는 숫자 뒤에선 일자리 증가가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연준이 현재 공식 비농업 일자리 지표가 실제 고용 증가를 월 기준 약 6만 개 정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 통계상 일자리 4만 개 증가로 보이는 숫자가, 실제로는 2만 개 감소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탓에, 이런 괴리가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마크 잔디(Mark Zandi), 클라우디아 삼(Claudia Sahm) 같은 이코노미스트들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에 대한 안도감이 과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월은 “일자리 증가가 마이너스인 세계에 들어섰다면, 우리는 그 상황을 매우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이례성’의 핵심은 물가와 고용의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파월에 따르면, 남은 초과 물가 압력의 대부분은 관세 영향을 직접 받는 상품 부문에서 나온다. 국내 경제 과열이 만든 인플레이션은 2022년 정점 이후 연준이 상당 부분 식혀놓은 상태라는 설명이다.

관세 영향을 받는 상품을 제외하면 물가는 “2%대 초반” 수준이라고 그는 말했다. 서비스 물가는 둔화 중이고 임금 압력도 완화되고 있다. 노동시장이나 기업 조사 결과를 봐도, 실업률과 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필립스 곡선’식 인플레이션 위험 신호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파월의 진단이다.

현재 문제의 대부분은 관세가 공급망을 따라 가격에 전가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한 번에 튀는 가격 상승(one-time price increase)’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추가 관세 부과가 없다는 전제 아래, 상품 물가는 2026년 1분기쯤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신호가 엇갈리면서 연준 내부의 균열도 커졌다. 이날 금리 인하 결정에는 세 명이 공식적으로 반대표를 던졌다. 여기에 더해, 표결은 찬성했지만 자신의 전망은 다른 쪽에 가까운 이른바 ‘소프트 디센트(soft dissent·비공식 반대)’도 여섯 건이나 나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 정도로 의견이 갈린 적은 드물다. 남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더 크게 볼지, 실제 고용 증가가 통계보다 훨씬 약하고 취약할 수 있다는 위험을 더 크게 볼지를 놓고 시각이 크게 갈린 것이다.

파월은 정책 결정이 어느 한쪽만 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이 전혀 없는 길은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꺼냈다. “두 가지(물가와 고용) 모두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보다는 중립을 지키는 쪽이 맞다”는 설명이다.

파월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중립 범위의 상단”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수준을 유지하면, 연준이 데이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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