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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D 켜고 문자 가능” 머스크 발언에 쏟아진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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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테슬라는 최근 북미 판매 차량을 대상으로 30일 무료 체험 형태의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FSD)’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패키지는 교통 인지형 크루즈 컨트롤, 자동 조향, 자동 주차 등 기능을 포함한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이런 자동화 기능이 충분히 깔려 있다는 이유로 “운전 중 문자 송수신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하지만 안전 전문가들 평가는 단호하다. 명백한 불법이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5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가 최신 버전인 FSD v14.2.1을 켠 상태에서 “문자를 하면서 운전해도 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주변 교통 상황에 따라, 그렇다(Depending on context of surrounding traffic, yes).”

이 답변은 지난 11월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가 했던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그는 곧 ‘멀티태스킹하는 운전자’를 허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실제로, 사람들이 문자하면서 운전하는 걸 거의 허용해도 되겠다는 지점까지 와 있습니다. 이게 사실상 ‘킬러 앱’입니다. 사람들이 정말로 하고 싶어하는 게 그거니까요. 지금은 여전히 운전자의 시선이 도로를 향하도록 차량이 꽤 엄격하게 관리하지만, 앞으로 한두 달 안에는 안전 통계를 면밀히 본 뒤, 본질적으로 운전 중 문자 사용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머스크는 1조 달러(약 1300조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걸고 부진한 테슬라 판매를 다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이 패키지에 연동된 공격적인 자동화 목표에는 연간 2000만 대 차량 판매, 1000만 건의 FSD 활성 가입, 100만대 로보택시 상업 운행 등이 포함돼 있다.

다만 FSD는 다른 자동화 기술과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진통을 겪는 중이다. 미국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0월 테슬라의 FSD 소프트웨어가 교통법규를 위반해 6건의 사고를 일으켰다는 의혹을 두고 조사를 개시했다. 이 가운데 4건은 부상으로 이어졌다.

NHTSA는 테슬라 사용자 18명이 제기한 민원을 근거로 들었다. FSD 탑재 차량이 신호를 위반해 질주하거나, 차선을 이탈해 반대편 차로로 넘어갔다는 내용이다.

머스크의 구상에는 또 하나의 법적 장애물이 있다. 미국 교통통계국(BTS)에 따르면 몬태나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에서 ‘운전 중 문자·휴대전화 조작’은 불법이다. NHTSA는 2023년 한 해에만 주의 분산(Distracted driving)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3275명에 달했다고 집계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테슬라 스스로도 지금까지는 ‘운전 중 문자’를 주의하라고 경고해 왔다. 모델 Y 사용 설명서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때 휴대전화를 쓰지 말라고 명시하고 있다. 오토파일럿은 운전자가 두 손을 운전대에 올린 상태에서 사용하는 기본 운전자 보조 기능을 뜻하고, FSD는 더 강화된 유료 구독 패키지로, 운전대에 손을 올리는 행위까지는 요구하지 않는다.

설명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오토파일럿 기능 사용 시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마십시오. 실내 카메라가 오토파일럿 작동 중 휴대전화를 감지하면, 계기판 터치스크린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메시지가 표시됩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언급이 현재 테슬라 차량에 적용된 자동화 시스템의 설계 목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선임 연구원 알렉산드라 뮐러는 포춘 인터뷰에서 “운전 중 문자 허용은 테슬라 시스템의 목적 전체를 뒤흔드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뮐러는 테슬라의 자동화 기능 수준을 자동차 자동화 5단계 가운데 2단계로 평가한다. 2단계는 가감속·조향 등 일부를 시스템이 대신하지만, 최종 통제권과 책임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는 단계다.

“부분 자동화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갑자기 몸을 뒤로 기대 앉아 문자를 하고, 운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쓰라고 설계된 시스템이 아니고, 운전자에게도 그런 식의 책임이 부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는 테슬라 같은 시스템은 애초 운전자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사람이 항상 개입한 상태)’를 전제로 운전을 보조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차선 변경 시 방향지시등 없이 움직이면 경고음을 내고, 잘못된 움직임을 교정해주는 알림 체계가 그 예다. 이런 기능은 운전자의 행동을 더 안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운전 중 멀티태스킹을 사실상 장려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 기능들은 더 이상 안전 장치가 아니라 ‘편의 기능’으로 역할이 바뀝니다.”

뮐러는 “그렇게 되는 순간, 지금까지 이 기술의 안전성을 평가할 때 전제로 했던 모든 가정이 무너진다”며 “기술이 사람을 어떻게 돕는지에 관한 ‘게임의 규칙’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글 Sasha Rogel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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