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연준의 변수, 차기 의장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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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워싱턴=AP/뉴시스]](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2/50877_44627_5143.jpg)
2026년을 앞두고 가장 큰 질문 가운데 하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정치가 얼마나 깊이 스며들 것이냐는 점이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은 기준금리 인하와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연준에 압박을 가해왔다. 이례적이진 않지만, 수위는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백악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하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몇몇을 물러나게 하려 시도했고, 연준 본부를 직접 찾아가 청사 리모델링 비용을 둘러싼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과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트럼프가 지명한 차기 연준 의장’이 중앙은행 독립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져보고 있다.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도노번은 메모에서 “백악관 뜻에 지나치게 공감하는 의장이 등장하면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아서 번스 의장이 손잡았던 시절과 비교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시기의 결과는 결국 참담했다.
도노번은 “번스 의장은 결국 연준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며 “최근 연준의 통화정책 표결 패턴을 보면, 연준은 오히려 예전보다 독립적인 태도를 더 드러내고 있다. 연준 내 개인 한 사람의 행동을 과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단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디티야 바베 역시 언론 브리핑에서 재확인했다. 포춘이 새로운 연준 의장 체제에서 독립성이 흔들릴 가능성을 묻자, 바베는 “이 문제는 거의 의장 한 사람보다는 위원회 전체 구성 변화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차기 연준 의장이 새로 들어올 것은 분명합니다. 또 그 인사가 이사회에서 스티븐 미란의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미란 대신 성향이 비슷한 인물이 들어올 경우 이사회 전체의 정책 성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 다음 질문은 ‘파월이 이사직까지 내려놓고 떠날 것이냐’가 됩니다.”
스티븐 미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올해 초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뒤를 이어 FOMC 위원이 됐다. 다만 이번 임명은 쿠글러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한시적 보직으로 여겨진다.
한편 연준 의장직은 파월이 2026년 5월에 물러나지만,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관행을 깨고 이사로 남아 몇 년 더 연준에 머물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백악관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시나리오다.
바베는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의장이 이사로 남아 있는 사례는 역사적으로 거의 없고, 지난 75년 동안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꼭 떠나겠다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
파월은 백악관의 거듭된 비판에도 연준 독립성을 일관되게 옹호해 왔다. 백악관이 요구한다고 해서 자리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고, 행정부가 연준 의장을 법적으로 해임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여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 독립성은 법률에 명시된 사항”이라며 “워싱턴 특히 의회에서는 연준 독립성의 중요성을 널리 이해하고 있고 지지하고 있다. 핵심은 우리가 우리의 최선의 판단과 데이터 분석에 근거해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며, 우리의 이중 목표를 달성해 미국 국민을 가장 잘 섬길 수 있는 방향만을 놓고 결정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에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가 2026년 2월 임기 종료와 함께 퇴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또 다른 ‘비둘기파(dovish)’ 인사를 FOMC에 앉힐 수 있는 자리다.
또 다른 쟁점은 리사 쿡 연준 이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FOMC에서 빼내려 했고, 쿡 이사는 이에 맞서 소송을 제기했다. 내년 1월 연방대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 절차에서 유리한 판결을 끌어내 또 한 번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인사를 지명할 기회로 삼길 바라고 있다.
바베는 “연준 사고방식 전체를 ‘몰아 바꾸는’ 관점에서 보면, 누가 차기 의장이 되느냐보다 이런 인사 문제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현재 위원회는 파월이 추가 0.25%포인트 인하를 추진하는 것조차 허용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우리 추정으로는 12개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8명 정도가, 공개적으로든 아니든 그 인하를 원치 않고 있다. 이런 위원들 앞에 서서 ‘나는 금리를 2.5%까지 내리고 싶다’고 말하는 연준 의장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그 의장이 실제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 글 Eleanor Pringle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