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는 나쁜 기업?” 논쟁에 뛰어든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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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1/50606_44284_1226.jpg)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그동안 자신과 회사를 비판해 온 이들에게 진저리가 난 눈치다. 그래서 최근 열린 야후파이낸스 ‘인베스트 컨퍼런스’에선 한층 더 격한 반격에 나섰다. 표적은 애널리스트와 언론, 정치 평론가들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팔란티어를 ‘다가오는 감시 국가의 상징’ 혹은 ‘터무니없이 비싼 주식’으로 공격해 왔다.
카프의 메시지는 단순했다. 그들은 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그리고 그 오판 때문에 평범한 미국인이 진짜 돈을 벌 기회를 잃었다는 주장이다. 왜 일부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팔란티어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카프는 되물었다. “당신들은 과거에 얼마나 자주 맞았습니까.”
그는 전통 금융권 인사들과 그들의 “부하들”, 즉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부정적 코멘트가 팔란티어의 사업 방식은 물론 팔란티어 개미 투자자들이 오래전에 보고 있었던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카프는 이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당신들이 팔란티어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얼마만큼의 돈을 빼앗았는지 아십니까.” 6달러, 12달러, 20달러 시절에 팔란티어를 ‘매도’라 평가한 리포트들이 평범한 투자자들을 이 종목에서 떠나게 만들었고, 기관투자가들마저 한동안 관망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그는 “내가 보기엔 팔란티어는 평균적인 미국인이 사고 소위 똑똑한 미국인은 판 거의 유일한 회사 중 하나”라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이런 일종의 ‘포퓰리즘적 역전’이 카프가 내세우는 더 큰 논리의 핵심이다. 팔란티어를 감시 도구라고 부르는 사람들, 그가 말하는 기생적(parasitic)인 비판자들은 제품도 모르고, 그 제품을 가능하게 한 나라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주장이다.
카프는 이렇게 물었다. “기업이 기생적이어야 합니까. 호스트(고객)가 아무 가치도 못 얻으면서 당신 회사가 커지도록 돈을 대야 합니까.” 그는 팔란티어의 제안과, 수수료만 떼 가면서 실제 결과는 바꾸지 못하는 여러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선 긋듯 비교했다. 그가 보기엔 그런 소프트웨어는 이른바 “각성(woke) 마인드 바이러스에 감염된” 버전일 뿐이다.
반대로 팔란티어 소프트웨어는 감시 관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용접공과 트럭 기사, 공장 기술자, 그리고 최전선의 장병을 위해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카프는 팔란티어의 역할을 “실제로 작동하는 AI”라고 표현했다. 트럭 기사의 운송 경로를 최적화하고, 용접공의 작업 능력을 끌어올리고, 공장 노동자가 복잡한 공정을 관리할 수 있게 돕는 시스템. 동시에 장병들에게는 적들이 싸우고 싶어 하지 않을 만큼 앞선 기술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시스템이야말로 ‘전방위 감시망’과 정반대라고 주장한다. 팔란티어는 감시 국가의 도구가 아니라 국가 안보 자산이라는 거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더 깊은 서사 속에 놓인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팔란티어 주주의 상당수가 개인 투자자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미국 헌법과 기술 시스템의 힘을 이해하는 사람들이고, 그것을 지키는 일이 도덕적으로 옳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보상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카프는 “애국심은 옳았을 뿐 아니라, 애국심이 당신을 부자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는 결국 돈이 될 때에만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다. 그의 시각에서 팔란티어의 성공은 미국의 군사력과 기술 지배력, 즉 “칩에서 온톨로지까지, 위에서도 아래에서도(chips to ontology, above and below)” 이어지는 힘의 조합이 여전히 세계에서 독보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다.
그가 보기엔 비판자들이 놓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비판자들은 팔란티어가 감시 국가를 키운다고 경고하지만, 카프는 오히려 권력 남용을 막으려 존재하는 회사라고 말한다. 미국이 기술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갖도록 도와, 실제 물리력을 행사할 필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는 “우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미국을 ‘싸우지 않아도 될 만큼’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건 ‘거의 충분히 강한’ 상태라서 늘 싸움을 하게 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카프는 이 반전의 장면을 즐기는 듯 보였다. 낡은 차를 모는 금융권 간부와, 팔란티어 주식 덕에 고급 전기차를 몰게 된 노동자를 대비하면서 말이다. 그는 “은행 임원이 부서진 차를 몰고 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엘리트 학교를 다니지 않은 트럭 기사나 용접공이 팔란티어로 번 돈으로 멋진 테슬라를 몰고 있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고 했다.
이건 과장이 아니라 실제라고 카프는 주장한다. 그는 일터에서 만나는 평범한 노동자들 가운데 “팔란티어 덕분에 이제는 부자가 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반대로 팔란티어를 베팅 대상에서 제외했던 이들은 스스로 하나의 농담거리, 일종의 밈(meme)이 됐다고 꼬집었다.
시민단체와 인권단체는 오랫동안 팔란티어가 정부의 광범위한 감시를 가능하게 하는 분석 도구를 만든다고 비판해 왔다. 카프는 이런 공격이 사실이 아니라 왜곡된 이미지에 기댄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는 이렇게 정리했다. “순수한 아이디어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군사력과 경제력이 뒷받침하는 순수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꿉니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