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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서 크립토로…천재 트레이더의 역피벗, 유니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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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챗GPT 이후 크립토에서 AI로 피벗하라.”이 말은 2022년 이후 실리콘밸리를 휩쓸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노바코프스키(Vladimir Novakovski)는 정반대로 AI에서 가상화폐로 방향을 틀었다. 그의 스타트업 ‘라이터(Lighter)’는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유력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라이터는 단일 주체가 통제하지 않는 탈중앙화 거래소이자 자체 블록체인이다. 이용자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을 거래해 가상화폐의 미래 가격을 추정할 수 있다. 노바코프스키는 비트코인 같은 토큰의 현물 거래도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이터는 최근 새 라운드에서 680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에 회사를 세우고 CEO를 맡고 있는 40세의 노바코프스키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는 피터 틸(Peter Thiel)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와 핀테크 투자사 리빗 캐피털(Ribbit Capital)이 주도했다. 혼 벤처스(Haun Ventures)와 온라인 브로커리지 로빈후드(Robinhood)도 참여했다. 로빈후드는 벤처 투자에 드문 편이다.

거래에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은 이번 라운드로 라이터의 기업가치가 약 15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노바코프스키는 가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투자가 보통주와 ‘토큰 워런트’(아직 출시되지 않은 암호화폐의 배정 권리)를 포함한다고 했다. 노바코프스키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은 금융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공정하고 정확하며 투명하게 검증하는 인프라 층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 투자 유치는 ‘퍼프(perps)’로 불리는 무기한 선물의 열기 속에서 이뤄졌다. 유지 증거금만 충족하면 만기가 없는 선물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같은 탈중앙 거래소의 급부상이 시장을 흔들었다. 직원 11명 규모의 공동창업자 제프 얀(Jeff Yan)은 바이낸스(Binance) 같은 중앙화 ‘공룡’에 도전했고, 바이낸스는 자사형 하이퍼리퀴드 경쟁작 ‘애스터(Aster)’를 밀며 대응했다.

라이터는 치열한 시장에 뛰어들지만, 노바코프스키의 이력은 강력하다. 파운더스 펀드의 조이 크루그(Joey Krug) 파트너는 포춘에 말했다. “우리가 투자한 이유의 85~90%는 블라드와 그가 꾸린 팀입니다.”

러시아에서 어린 시절 이민 온 노바코프스키는 국제정보올림피아드·국제물리올림피아드 미국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16세에 하버드(Harvard)에 입학해 일찍 졸업했고, 18세에 시타델 인베스트먼트 그룹(Citadel Investment Group)에 합류했다.

그는 이후 약 15년간 여러 회사에서 엔지니어이자 트레이더로 일한 뒤 창업자가 됐다. 2017년에는 애드파(Addepar)에서 함께 일했던 스콧 우(Scott Wu), 샌프란시스코 테크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헤일리 리브슨(Hayley Leibson)과 함께 AI 기반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 ‘런치클럽(Lunchclub)’을 세웠다.

세 사람은 약 3000만 달러를 조달했고, 팬데믹 초기 고립된 이용자 유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2022년에 성장세가 멈췄다. 노바코프스키는 말했다. “우리에겐 세 가지 길이 있었죠. 작은 수익성을 노리거나, 틱톡·스냅챗급으로 도약을 모색하거나, 정말 열정이 가는 다른 무언가로 피벗하거나.”

우는 AI 코딩 스타트업 ‘코그니션(Cognition)’을 창업해 기업가치 102억 달러를 달성했다. 리브슨은 또 다른 AI 스타트업을 세워 2024년에 매각했다. 노바코프스키는 트레이더의 뿌리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는 런치클럽을 라이터로 피벗했고, 팀의 80%를 유지했다. 2024년에는 혼 벤처스와 크래프트 벤처스(Craft Ventures)가 주도한 비공개 라운드에서 2100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했다.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로봇 벤처스(Robot Ventures)도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까지 합치면 누적 조달액은 약 9000만 달러다.

2년의 개발·테스트 끝에 그는 1월 라이터를 론칭했다. 하이퍼리퀴드가 자체 레이어 1 블록체인을 쓰는 것과 달리, 라이터는 이더리움(Ethereum) 위 자체 레이어 2에서 작동한다. 노바코프스키는 이것이 두 제품을 가르는 핵심 차이라고 말했다.

암호 분석 사이트 L2BEAT에 따르면 라이터 블록체인은 총예치자산(TVL) 기준 이더리움의 상위 레이어 2 가운데 하나로 빠르게 올라섰다. 사업도 이미 흑자다. “지금 위치에 꽤 만족합니다. 다만 계속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하이퍼리퀴드와의 비교 질문에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 글 Ben Weiss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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