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머스크에 1조 달러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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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서울=뉴시스]](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1/50526_44204_5326.jpg)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세계 첫 트릴리어네어(trillionaire·조만장자)가 될 길에 올랐다. 테슬라(Tesla) 주주들은 최근 새로운 경영진 보상안을 통과시켰다. 향후 10년 동안 머스크에게 주식 보상 거의 1조 달러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세계 최고 부자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규모다.
총보상은 까다로운 성과 달성에 달려 있다. 테슬라 시가총액을 8조 5000억 달러로 키우는 일이다. 현재 대비 500% 넘는 증가다. 차량 2000만 대 인도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로봇 100만 대, 상업 운행 중인 로보택시 100만 대 달성 목표가 더해졌다.
테슬라 이사회는 8월 주주서한에서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이 중요한 변곡점에서 테슬라를 이끌 사람은 일론뿐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세상을 바꾸는 일은 하룻밤에 끝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힘만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불가능처럼 보이는 목표를 테슬라가 달성할 수 있도록, 그 팀과 전략을 굳히는 데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머스크의 현재 순자산은 약 4730억 달러로 추정된다. 머스크의 고삐를 죄되, 영향력은 키우는 방식이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라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약 13%에서 29% 가까이로 오른다. 그가 오래 추구해온 통제력 수준이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실적발표에서 말했다. “의결권이 20%대 중반이면 ‘강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주주들이 제가 미쳤다고 판단하면 해임할 통제권도 남겨둡니다.” 그는 또 덧붙였다. “보상이라고 하지만 제가 그 돈을 쓰려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로봇 군대를 만든다면, 제가 그 로봇 군대에 최소한 강한 영향력이라도 갖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당장 통제까지는 아니더라도요. 그게 전부입니다. 그 영향력이 없다면, 저는 그 로봇 군대를 다루는 게 편치 않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1~3월 최대 43% 하락했다. 당시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수장 역할에 시간을 많이 썼다. 이후 물러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연초 대비 16% 상승 전환이다. 많은 주주들은 이번 인센티브가 머스크의 시선을 다시 테슬라에 고정시키길 바란다.
배런 캐피털(Baron Capital) 창업자 겸 CEO인 론 배런(Ron Baron)은 ‘엑스(X)’에 지분 0.39% 보유 사실을 밝히며 지지 이유를 이렇게 썼다. “일론은 ‘키맨 리스크’의 궁극적 사례”라면서 “그의 집요한 추진력과 타협 없는 기준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반대 목소리도 컸다.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와 아이에스에스(ISS)는 모두 반대표를 권고했다. ISS는 ‘규모와 설계에서 해소되지 않은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머스크는 10월 실적발표에서 이들을 “기업 테러리스트”라고 맞받았다.
노르웨이 2조 달러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노르게스 뱅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NBIM)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은 이번 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머스크의 비전 아래 창출된 가치에 감사하지만, 보상의 총규모, 희석 가능성, 키맨 리스크를 완화하지 못한 점이 우려됩니다. 이는 우리의 경영진 보상 원칙과 일치합니다.”
테슬라 주주가 아닌 교황 레오 14세(Pope Leo XIV)도 메시지를 냈다. 머스크의 트릴리어네어 등극이 던지는 신호, 그리고 심화되는 빈부 격차를 걱정했다. 그는 가톨릭 매체 크럭스(Crux) 인터뷰에서 말했다. “60년 전 CEO는 노동자 급여의 4~6배를 받았습니다. 최근 제가 본 수치는 평균 노동자의 600배였습니다. 이제 머스크가 세계 최초 트릴리어네어가 될 거란 소식을 봤습니다. 그게 무엇을 뜻하죠. 돈만이 가치가 된다면 큰일입니다.”
옥스팜(Oxfam) 보고서도 나왔다. 미국 부호 상위 10명은 지난 1년 698억 달러를 벌었다. 머스크,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포함됐다. 이는 미 가구의 보통 소득의 83만 3631배다. 머스크는 아직 존 D. 록펠러(John D. Rockefeller)가 기록한 물가조정 기준 6300억 달러에는 못 미친다. 다만 새 성과 목표를 채우면 현대 자본주의 역사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 될 수 있다.
/ 글 Preston Fore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