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은 오르는데 미분양 쌓여
‘악성 미분양’만 646채… 도대체 왜?

서울 아파트값이 강남을 중심으로 급등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강동구 일대에는 분양이 되지 않아 비어 있는 신축 아파트가 수백 채에 달한다. 전체 서울 미분양 물량 중 상당수가 이곳에 집중되면서, 시장 내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 집값 치솟을 때… 강동구는 ‘분양 절벽’

한국부동산원이 6월 둘째 주(9일 기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6% 상승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송파구는 한 주 만에 0.71%나 뛰며 상승폭 1위를 차지했다. 용산, 마포, 성동, 강동 등도 강세를 보이며, 서울 전역이 들썩이는 모양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일부 집주인들은 계약을 취소하고 매물을 회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를 계약한 A씨는 “집값이 1~2억 원 뛰었다며 집주인이 계약 파기를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지역도 있는데, 바로 강동구다. 집값이 오른다고는 하지만 강동구 일대에선 아예 분양이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5년 4월 말 기준 서울 민간 미분양 주택은 총 943건, 이 중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이 646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44%가 강동구에 집중돼 있다.
텅 비어 있는 서울 신축… 왜 외면당하나

이 가운데 약 93%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주택으로, 일부 단지에선 전체 분양물량의 절반 이상이 미분양 상태인 경우도 있었다.
길동 ‘퍼스원시티(45가구)’는 아예 단 한 채도 분양되지 않았고, ‘에스아이팰리스강동센텀1’, ‘에스아이팰리스강동센텀2’도 수십 채씩 분양이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 같은 현상이 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강동중앙하이츠시티’는 전용 44~49㎡ 크기의 주택을 7억~8억 원에 분양했다.
반면 인근 ‘한빛 아파트’의 유사 평형은 3억 원대 후반에 거래됐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같은 위치, 비슷한 크기의 주택을 굳이 두 배 넘는 가격에 선택할 이유가 없다.
월용청약연구소 박지민 대표는 “고분양가에다 소규모 원룸·투룸 구성이라 실수요자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며 “상품성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분양 늘어도 집값은 오른다… 양극화 가속

서울의 악성 미분양은 단순히 공급 과잉의 문제가 아니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상품’과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이 다르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실내 생활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넓은 주거 환경과 브랜드 인지도 있는 대단지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미분양 대부분은 입지나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초소형 주택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643채의 악성 미분양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시장이 어떤 주택을 받아들이지 않는지를 보여주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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