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샀던 백화점 제품이 알고 보니 중국산
브랜드만 바뀐 ‘가성비 가전’… 우리 집에도 있을까

중국 가전제품이 한국 백색가전 시장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이전에는 저가와 낮은 품질로 취급받았던 중국산이 이제는 품질, 디자인, 사후서비스까지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무너뜨리고 있다.
심지어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마저 중국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나며, 소비자들은 믿고 구매한 제품의 정체를 알고는 혼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통사 PB로 변장한 중국산, 소비자 등골 타고들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직접 브랜드를 드러내기보다는, 쿠팡·이마트·롯데하이마트 같은 국내 유통사의 ‘자체 브랜드(PB)’를 통해 우회 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쿠팡의 ‘홈플래닛’ TV는 중국 기업 TCL의 자회사에서 제조한 제품이다. 삼성이나 LG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은 3분의 1 수준이지만, 화면 크기나 해상도는 비슷하다.
이마트 ‘일렉트로맨’, 롯데하이마트의 ‘하이메이드’와 ‘PLUX’도 마찬가지로, 이들 PB 제품 상당수는 중국산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가격은 파격적으로 낮고, 유통사들은 2년 무상 AS, 30일 내 단순 변심 무료 반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이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서 했던 전략을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TCL, 하이센스 등은 이미 미국 월마트, 로쿠TV와 협업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한국 가전의 최후 보루마저 위협받다

한동안 국내 대형 가전 시장은 ‘무풍지대’로 여겨졌는데, 오랜 기간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브랜드 신뢰와 AS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 속에 소비자들은 ‘반값’ PB 가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쿠팡과 이마트는 아예 PB 브랜드를 공식 론칭하며 중국산 제품군을 확대 중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플럭스(PLUX)’를 내세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자취생, 1~2인 가구에서 시작된 중국산 인기는 이제 일반 가정으로 퍼지고 있으며, 유통업체 게시판에는 “써보니 괜찮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이 가격만 싸다고 얕보면 안 된다”며 “소비자가 품질까지 납득하게 되면 브랜드 충성도도 이동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품질도, AS도 따라잡은 중국… 국내 기업 ‘진짜 위기’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도 무섭게 향상되고 있다. 로보락은 국내 브랜드보다 앞서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출시했고, 판매량 1위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291억 원이던 연매출은 2023년 2000억 원까지 뛰었으며, 현재는 신세계·현대·롯데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도 이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은 200만 원대에 달하며, ‘싼 게 비지떡’이란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AS도 더는 약점이 아니다. 샤오미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 직영 AS센터를 신설하며 기존 위탁 서비스의 불만을 해소하려 한다.
에코백스는 1년 사이 AS센터를 63곳까지 늘렸고, 하이얼과 메이디는 쿠팡과 손잡고 ‘안심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중국 제품의 서비스와 품질이 한국 기준에 맞춰지면, 기존 국산 브랜드의 방어선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업체들은 ‘사전점검(BS)’과 특허 기반의 독자 기술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코웨이는 정수기·공기청정기 등에 대해 주기적인 필터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청호나이스는 ‘휘카페’ 커피정수기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중국의 저가·고성능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객층을 소득 상위 70%에서 90%로 확장해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저가 라인업 강화가 그 일환이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우리 집 가전도 ‘변장한 중국산’일 수 있다

국내 가전 시장 규모는 약 14조 원에 달하며, 그중 10조 원이 대형가전에 집중돼 있다.
지금까지는 국산 브랜드가 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PB를 통한 중국산의 우회 진입이 늘어나면서 시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제는 브랜드 명칭만으로 제품의 출처를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믿고 샀던 제품’이 사실상 중국산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더 꼼꼼한 정보 확인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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