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나약한가요?” … 외로운 중년, 5060 가장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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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사람 없어 전화 걸었다
중년 남성 고립감 치명적
고독사 증가세에 대책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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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외로움의 무게에 짓눌린 중년 남성들은 결국 조용히 ‘120’번을 눌렀다. 서울시가 지난 4월 개설한 ‘외로움안녕120’ 전화상담이 개시 한 달여 만에 3000건을 넘어섰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외로움 관련 상담이었고, 상담자 중 60% 가까이는 중장년이었다.

중장년 남성, 고립의 벼랑 끝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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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외로움을 가장 많이 호소한 이들은 40~60대 중장년층이었다. 특히 남성 비중이 두드러졌다. 실직, 이혼, 자녀 문제 등 사연은 다양하지만 모두의 공통점은 ‘전화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중년 남성의 사회적 고립은 수치로 확인된다. ‘고민을 나눌 사람 없음’이라고 답한 비율이 여성보다 4% 이상 높았다. 배우자와 대화하는 시간도 하루 1시간 미만인 부부가 과반이었다.

죽음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작년 자살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중년 남성이었고, 고독사 비율도 남성이 압도적이었다.

한 사회복지 관련 전문가는 “남성은 일과 함께 사회관계를 맺는다”며 “직장을 잃고 가족 관계까지 멀어지면 말 그대로 고립된다”고 설명했다.

상담도, 일자리도…두 번 연결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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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서울시의 ‘외로움안녕120’은 마음을 나누는 통로에서 사회 속 역할을 되찾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활동 중인 상담사 다수는 중장년층으로, 중장년 일자리 사업을 통해 채용돼 활동 중이다.

한 상담사는 “은퇴 후 인간관계가 줄어든 중년이 많다”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오히려 저도 위로를 받는다”고 전했다.

실제 상담 내용은 외로움 외에도 복지·심리 지원으로 연계되며, 필요시 복지사와의 후속 연결까지 제공된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한 챗봇·카카오톡 채널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외로움 없는 서울”…이제는 사회가 응답할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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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시

서울시는 외로움을 감정 문제가 아닌 ‘건강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외로움은 조기 사망 위험을 최대 69%까지 높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중년 1인 가구의 증가도 외로움 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50대 남성 1인 가구는 358% 늘었으며, 서울연구원의 조사에선 중장년 1인 가구의 65% 이상이 외로움을 호소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외로움 없는 서울’을 목표로 관련 정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외로움 해소 정책은 이제 청년이나 노년뿐 아니라 중장년도 포함해야 한다”며 “사회가 함께 이 문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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