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진 틈 타 “한국산이 하늘길 점령한다” … 4년 만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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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정제시설 잇단 폐쇄
한국산 항공유 수출 4년 만에 급증
SAF 시장 선점 두고 업계 경쟁 치열
한국
출처 = 뉴스1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정유업계가 한껏 위축됐던 실적을 회복할 기회를 하늘에서 찾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정제설비가 속속 문을 닫으며, 한국 정유사들이 수출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항공유 수출 증가와 함께 폐식용유 기반의 지속가능항공유(SAF)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美·EU 정제설비 폐쇄…韓 수출 반사이익

한국
출처 = 연합뉴스

올해 미국과 유럽이 하루 90만 배럴 이상의 정제설비를 폐쇄하거나 폐쇄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산 항공유가 해외로 대거 수출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서부 해안으로 수출된 항공유는 60만 톤으로 1년 새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한국산으로, 국내 정유사의 수출량은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400만 배럴을 넘겼다.

항공유 재고가 빠르게 줄어든 것도 수출 증가에 불을 붙였다. 미국의 경유·등유 재고는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영국도 석유제품 재고가 9개월 새 최저치를 보였다.

중국 역시 정제량 감소세를 이어가며 한국산 석유제품의 입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제마진·유가 하락 ‘겹호재’…3분기 실적 기대

한국
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정제마진 상승과 국제유가 하락 역시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1월 배럴당 5.4달러에서 지난달 13.6달러로 2.5배 올랐다. 일반적으로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개선이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로서는 원가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상승효과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경향이 있어 5월 말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며 “3분기에는 반등이 확실히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AF 시장 선점 경쟁…108조 신시장 노린다

한국
출처 = 연합뉴스

전통적인 항공유 수출 외에도, 정유사들은 폐식용유나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로 만든 SAF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이 SAF 혼유를 의무화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7년엔 우리나라 국제선에도 SAF 1% 혼합 급유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정유 4사는 일제히 SAF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선점 경쟁에 나섰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일본 ANA에, 에쓰오일은 대한항공에, GS칼텍스는 ICAO 인증 SAF를 일본에 수출하며 각기 ‘최초’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다.

SK에너지도 올해 초 유럽에 SAF를 수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과점 구조였던 시장에서 이처럼 경쟁이 벌어지는 건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흐름 속에 SAF 시장이 2027년까지 약 108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여, 선점을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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