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622조 원 ‘이곳’에 쏟아붓는다” .. 경부고속도로급 ‘메가 프로젝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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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도시로 변신 중인 용인
기대와 우려 교차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용인반도체메가클러스터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이 현재 대한민국 산업지도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무려 622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는 단순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을 세우려는 야심찬 계획으로, 한 도시 전체의 모습이 바뀔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사업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100여 개 이상의 협력업체가 참여한다. 삼성은 용인 남사에 360조 원을, SK하이닉스는 원삼에 122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한다.

연구개발부터 양산까지 반도체 생태계 전 과정이 이 지역에 모인다. 이로써 용인은 단지 생산기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프라, 주거, 교육, 교통까지 전면 재편되며, 사실상 ‘반도체 도시’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비유하며 “대한민국 산업구조의 대전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부터 정책 지원까지…속도 내는 추진력

용인반도체메가클러스터
사진 = 뉴스1

이 같은 초대형 사업을 가능케 하는 배경에는 정권 차원의 전폭적 지원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RE100 기반의 친환경 클러스터 조성을 공약해왔다.

실제로 그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한국전력의 발표에 따르면 이 클러스터에만 10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해, 전력업계 또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전력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남부의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망 확대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남 등 전력 생산량이 풍부한 지역에서 전기를 끌어오는 방안,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 연계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전선업계, 신재생 에너지 업계 역시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환경단체는 ‘신중론’…“속도보다 방향이 먼저다”

용인반도체메가클러스터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모두가 박수만 치는 건 아니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6월 4일 성명을 통해 “현재의 수도권 중심 산업단지는 기후위기, 국토균형, 지속가능성과 충돌한다”며 용인 클러스터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삼성전자의 낮은 RE100 달성률과 LNG 발전소 중심의 전력 계획을 지적하며 “국제 공급망 기준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장거리 송전망 건설, 댐 기반 용수 공급 등 구시대적 방식 또한 문제 삼았다.

이 단체는 대안으로 호남권 등 신재생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지역 수용성이 높은 곳을 제시하며, “RE100 달성이 가능한 분산형 클러스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리콘으로 닦은 길”…지금,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용인반도체메가클러스터
사진 = 뉴스1

경부고속도로가 서울과 부산을 물리적으로 이었다면, 용인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술과 산업의 미래를 잇는다.
그러나 이 길이 단지 빠르게 닦는 길이 아닌,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또 하나의 거대한 길 앞에 서 있다. 이번에는 아스팔트 대신 실리콘이 그 길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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