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접는다더니 “너무 잘 팔려서 못 그만둔다”… 미국에서 주문 폭발한 ‘한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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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주문 폭주”
철수설 완전히 뒤집었다
한국지엠
사진 = 연합뉴스

“관세 폭탄에 결국 떠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무색하게도, 미국에서 쏟아진 주문 행렬에 GM 한국사업장이 철수는커녕 생산라인을 두 차례나 증설했다.

판매량 부진으로 ‘철수설’이 돌았던 한국지엠(GM)은 이제 ‘증산’이란 단어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41만 대를 팔아치운 GM 한국사업장의 차량들이 올해도 인기를 이어가면서, 부평공장은 사실상 풀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예상치 못한 반전 드라마 속 주인공은 한국에서 만든 소형 SUV들이었다.

미국발 주문 러시에 ‘두 차례 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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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GM 한국사업장은 올해 부평공장에서 차량 생산량을 두 차례나 늘렸다. 지난달 2만 1000대 증산에 이어, 이달에는 다시 1만 대를 추가로 증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평공장의 연간 생산 목표는 기존 20만 8000대에서 23만 9000대로 뛰었다.

생산 차종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 등 3종으로, 모두 미국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인기 소형 SUV 모델들이다.

특히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10만 4000대를 팔아 해당 세그먼트에서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GM 노조는 “미국에서의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 물량이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근무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는 평일 야간 근무와 주말 근무까지 도입됐다.

관세·철수설에도 살아남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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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GM 한국사업장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25% 관세’ 정책 여파로 철수설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GM 한국사업장의 총 판매량 49만 대 중 83%가 수출 물량이었고, 이 중 무려 89%가 미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글로벌 본사의 선택은 달랐는데, GM 측은 한국 철수설에 대해 “추측성 루머에는 대응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부사장은 “우리는 이미 수립한 전략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 계속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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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윤명옥 CMO 역시 “정상적인 수요 대응 차원의 생산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전의 배경에는 여전히 유효한 가격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원 높아졌다.

관세가 25% 붙더라도 차량 가격이 미국 현지 기준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판단이다.

또한 GM의 또 다른 해외 생산기지인 멕시코 역시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어, 한국산 차량이 불리하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창원은 ‘풀가동’, 부평은 ‘한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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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현재 GM은 부평과 창원 두 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 중 창원공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 차종만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목표 생산량 25만 5000대를 이미 가동 중이다.

이로 인해 추가 물량은 부평공장으로 몰렸으며, 연간 생산능력 25만 대 중 95%를 채우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업계에선 “부평이 더는 증산 여력이 없을 정도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GM이 향후 한국 사업장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점친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소형 SUV의 입지가 견고한 데다, 초기 물량 하루 만에 완판된 고급 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 사례도 시장 반응을 확인한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GM은 앞으로도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한국 생산기지의 전략적 활용을 시사했다.

이처럼 ‘철수설’에 휘청이던 GM 한국사업장이, 오히려 미국발 인기 덕분에 증산이라는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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