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책임질 주택연금,
12억 넘는 집도 가능해진다

그간 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 닫혀 있던 ‘주택연금’ 시장의 문이 열리자, 고령층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하나은행이 출시를 앞둔 민간 주택연금 상품은 단순한 금융 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노후 소득이 부족한 고령 세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적연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이라는 자산을 연금화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한국은행과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주택연금의 확장이 국내 경제와 노인빈곤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12억 넘는 집’도 연금 된다… 민간 시장까지 열린다

기존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주택 보유자만 가입할 수 있어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사실상 소외돼 있었지만, 하나은행이 오는 26일 선보이는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은 그 틀을 깼다.
이 상품은 주택 소유자가 집을 신탁한 후 거주를 유지하면서 연금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부부 중 한 명이 아닌 두 사람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지급되며, 연금 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추가 부담이 없는 ‘비소구’ 구조로 설계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연금은 1주택자만 가입 가능했지만, 하나은행의 상품은 2주택자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령층의 선택 폭을 넓혔다.
시장에선 이 상품이 민간 주택연금 시장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GDP 오르고, 빈곤율 내려간다”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주택연금 활성화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7% 오르고, 노인빈곤율은 최대 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55~79세 주택보유자 38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35.3%가 주택연금 가입 의향을 밝혔다.
제도 개선이나 정보 제공이 병행될 경우 의향 비율은 41.4%까지 뛰어올랐는데, 이는 주택연금에 대한 잠재 수요가 매우 크다는 의미다.
특히 집값 상승이 연금에 반영되고, 상속이 쉬워지는 등 상품 구조가 보완될 경우 가입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보유 자산을 유동화해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노후 빈곤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금액, 왜 그대로인가?” 집값 반영 요구 커져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한계로, 현재 주택연금은 가입 당시 집값을 기준으로 연금액이 책정된다.
가입 후 집값이 올라가도 매달 받는 금액은 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집값 상승기에는 가입자 이탈이, 하락기에는 급증이 반복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주택 가격 변동에 따라 월 수령액을 조정하는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선택하듯, 가입자가 연금 수령 방식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연금액 산정 방식의 투명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는데, 실제로 나이와 주택가격이 올라갈수록 연금액이 일정하게 증가하지 않는 구조 탓에, 가입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70세에 9억 원짜리 주택으로 가입하면 월 267만 원이지만, 80세엔 393만 원으로 10년이 지나도 126만 원밖에 오르지 않는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수령액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빈 껍데기 된 ‘주택연금’ 시장… 다시 살아날까

지금까지 민간 주택연금 시장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로, 전체 은행권에서 판매된 금액이 100억 원대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하나은행의 상품 출시로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시니어 고객을 위한 ‘하나 더 넥스트’ 브랜드를 출범시키고, 방송인 강호동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고령층을 겨냥한 마케팅에 힘써왔다.
이번 상품도 하나은행과 하나생명보험이 공동으로 개발한 결과물이다.
주택연금은 단순한 금융 상품이 아니라, 자산은 많지만 현금이 부족한 고령층이 마지막까지 집에 머물면서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다. 시장의 관심이 이 새로운 사다리에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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