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통장이 이상해”… 예금 통장의 조용한 변화에 서민들 ‘발 동동’

146
예금 금리 줄줄이 하향
대출 이자만 슬그머니 상승
통장 속 돈, 어디로 갔나
예금
사진 =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잇따라 하락하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는 소리 없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금융 부담은 양방향으로 커지고 있다.

자산을 불리기는커녕 지키기조차 어려운 시대, 은행의 조용한 변화는 곧 서민 삶의 무거운 현실을 비추고 있다.

은행 예·적금 금리 ‘조용히’ 하향 조정

예금
사진 = 연합뉴스

13일, 하나은행은 자사의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낮췄다고 발표했다.

하나의정기예금과 급여하나월복리 적금을 포함한 12개 상품의 금리가 상품 유형과 가입 기간에 따라 0.10~0.30%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같은 날 우리은행도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금리를 0.20%포인트 인하하며 변동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6개월 이상 36개월 미만의 예금 금리는 최고 연 2.00%에서 1.60%까지 낮아졌다.

시장금리 인하를 반영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금융소득이 기대보다 줄어든 고객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쪽은 낮추고, 다른 쪽은 올리고… 대출금리는 상승세

예금
사진 = 연합뉴스

예금 이자는 줄어들지만 대출 이자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19일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다. 영업점장의 우대금리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대출금리 인상 효과를 낳는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자율적인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최근 몇 달간 은행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이다.

M뱅크, BNK경남은행, 카카오뱅크 역시 4월 중순부터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각각 0.2~0.45%포인트까지 인상했다.

가계대출은 역행… 4월에만 5조 넘게 증가

예금
사진 = 연합뉴스

금리가 오름세인데도, 대출 수요는 줄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4월 한 달간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5조 3000억 원 늘었다고 5월 14일 발표했으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증시 급락으로 인한 저가 매수 심리가 자극되면서, 신용대출은 전달 대비 1조 2000억 원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도 한 달 만에 4조 8000억 원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금융위원회는 “4월은 주택 거래 관련 대출이 본격적으로 실행된 시기였으며, 자산시장 불확실성으로 기타대출도 늘어났다”고 해석했다.

서민 부담 커진다…금융당국 “긴밀한 대응 중”

예금
사진 = 연합뉴스

은행권 대출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는데, 3월 감소세를 보이던 저축은행, 보험사 등의 가계대출이 4월에는 일제히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차분한 입장을 보였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가정의 달 소비 수요, DSR 규제 전 대출 수요 증가가 겹치며 추가 확대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각 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월별·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사의 자율적 대출 관리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민들은 낮아진 예금이자와 높아진 대출금리에서 직접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생활이 점점 팍팍해진다는 하소연도 이어진다.

실시간 인기기사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