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만에 첫 직접협상을 가지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정상회담은 물론, 15일(현지시각) 열릴 예정이었던 대표단 회담도 하루 미뤄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세부 계획 문제로 오늘 회동은 없을 것”이라며 “16일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대화를 제안하며 물꼬를 텄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상끼리 만나자’고 역제을안하면서 세계가 주목했다. 마침 중동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스탄불에 갈 수 있다”며 3자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그러나 푸틴은 14일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협상단 발표, 불참을 공식화했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를 방문 중이던 젤렌스키도 15일 본인이 이스탄불에 가지 않고 대표단만 보내기로 했다.
양측은 협상 시작 전부터 신경전만 벌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대표단이 “협상 권한 없는 장식용”이라 비판했다. 러시아 측 대표단은 차관·국장급으로 구성됐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2급 대표단’을 보냈다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전날 오후 늦게서야 우메로프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보·군·외교 당국 차관급 대표단을 발표했다.
협상 당일인 15일 러시아 측은 회담이 오전 9시(이스탄불 시간)에 시작을 한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후 오후 개최로 말을 바꿨지만, 밤 9시까지 협상은 열리지 않았다.
협상 ‘목표’도 입장차가 뚜렷하다. 우크라이나는 대표단 임무가 ‘휴전’ 논의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미국과 같은 ’30일 휴전’ 이행을 계속 요구해왔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대화가 2022년 중단된 협상 연장선으로 ‘장기적 평화 구축’ 목표라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2022년 당시 러시아가 요구했던 방안은 사실상 우크라이나 측에 항복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우크라가 수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16일 뒤늦게 협상이 열려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해결사’를 자처하며 두 나라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행 전용기에서 “푸틴과 내가 만나기 전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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