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기대는 환상일 뿐
정책과 실제 현실 사이의 괴리

은퇴 후 소득 공백에 대비하여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의견과 달리, 정작 당사자인 직장인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6월 대선을 앞두고 정년 연장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여론 역시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노동절을 맞아 정년 연장을 사회적 합의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주일 후인 8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법적 정년 연장 대신 ‘계속 고용 의무화’를 제안하며 다른 길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정년은 그대로 두되, 퇴직 후에도 일하고 싶다면 고용을 유지하라는 내용이다.

다만 임금과 직무는 조정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으며, 특히 대기업과 공공기관에는 계열사 전적이라는 특례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 권고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정년연장을 위장한 선별 재고용 방안”이라고 비판하며,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정년을 일치시키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또한 “계속 고용이라는 말에 속으면 안 된다”며, 사용자가 원치 않으면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하고 고용돼도 단기 계약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년이 문제 아냐”… 직장인들의 차가운 현실

이러한 가운데, 실제 직장인들은 정년이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직장인 최우정(42) 씨는 “정년이란 건 공무원이나 가능한 얘기”라며 “기업은 오히려 40대 중반만 돼도 나가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년 연장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로 최근 직장을 떠난 직장인 김 모 씨(53)는 “60세까지 다니는 사람은 드물다. 65세 정년은 숫자 놀음일 뿐”이라며 냉소를 보냈다.
서울의 한 연구교수 이 모 씨(51)도 “지금도 기업들은 사람을 내보내고 있다”며 “정년 이후 고용 보장이라는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응은 현실과 제도의 괴리를 여실히 보여주며, 법으로 정년을 정하더라도 기업들이 실제로 그 시점까지 직원을 고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 엇갈리는 해석…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입장은 분분하다.
김성희 고려대 교수는 “정년과 국민연금 수령 시기 사이의 간극으로 인해 소득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와 고령자 일자리는 선호나 직무가 다르기에 단순히 경쟁 관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동배 인천대 교수는 “정년 연장은 청년 일자리를 빼앗게 된다”며, “고령자의 높은 임금을 유지한 채 정년을 늘리는 건, 신입사원 세 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특히 정년제 자체가 전체 기업의 20%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경영계도 경사노위 권고안에 우려를 표했는데,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임금체계 개편 없이 고령자 고용을 의무화하는 건 무리”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정년 연장, 선거판 흔드는 ‘뜨거운 이슈’

정년 논쟁은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급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합의를 통한 연장을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재고용’과 ‘임금 개편’을 전제로 한 접근 방식을 논의 중이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점점 늦춰지면서 고령층의 생계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정년 문제는 더욱 복잡한 형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제도와 현장의 온도 차가 큰 현실 속에서, 정년 연장은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실제 고용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시간 인기기사
- 안팎으로 밀리더니 “드디어 칼 뽑았다”… 삼성이 꺼내든 ‘비밀 무기’에 경쟁사들 ‘화들짝’
- 집값 무섭게 올랐는데 “전부 잃게 생겼어요”… 예상 못한 반전에 집주인들 ‘비명’
-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순 없다”… 인당 ‘720만 원’ 지원금 소식에 ‘환호’
- GV80을 “6000만 원 초반에” … 제네시스 폭탄 할인 소식에 “이렇게까지?”
- 안팎으로 밀리더니 “드디어 칼 뽑았다”… 삼성이 꺼내든 ‘비밀 무기’에 경쟁사들 ‘화들짝’
- “싼타페·쏘렌토 긴장해라” … 단종됐다 말 나오던 車, 화려하게 부활한 패밀리 SUV
- 집값 무섭게 올랐는데 “전부 잃게 생겼어요”… 예상 못한 반전에 집주인들 ‘비명’
- “테슬라도, 현대도 아니었다” … 3년 연속 1위 등극한 전기차의 정체
경제 랭킹 인기글
경제 최신 인기글
-
“피 같은 돈 21조 쪽쪽 빨아먹고도 모자랐나”… 대통령까지 ‘분노 폭발’, 서민들 등골 노린다
-
“대한민국은 역시 부동산의 나라인가” … 주식·코인보다 이곳에, ‘짠희’ 임원희도 선택한 투자처의 정체
-
“절반이 일반인과 결혼?” … 대기업 총수 자녀 최근 10년 변화, 외국인·일반 직장인 배우자 급증
-
“결국 사장이 없어도 돌아가는 회사” … 성공 사업가 DNA 분석, 시스템 구조화·자동화가 장기 성공 비결
-
한국 이겨보겠다더니 “이게 무슨 망신”… 예상 못한 전개에 중국 지도부까지 ‘허둥지둥’
-
“2040년엔 37.8%까지 증가” … 여성 가장 가구 급증, 경제적 현실과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