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 줄도산 위기
‘브랜드’ 한 채에 쏠린 수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 건설사들의 도산 행렬이 계속되면서,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줄줄이 일자리를 잃으며 가정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 이 절망적인 흐름 속에서도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기록적인 수주 실적을 올리며 반전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중소 건설사는 줄줄이 무너지고 있지만, 대형사는 브랜드를 앞세워 승승장구 중인 건설업계의 극심한 양극화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중소 건설사, ‘16년 만의 최저’ 분양 실적

올해 1분기 중견 주택 분양 실적이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1∼3월 중 분양된 중견 주택은 총 4천812가구로, 2009년 이후 가장 적었다.
중견 주택은 통상 시공능력 평가 순위 60위 밖의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500가구 이하 규모의 공동 주택으로, 전년 동기(1만9천75가구) 대비로는 무려 74.8%,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80.5%나 급감했다.
특히 지방에 본사를 둔 중소 건설사들의 타격이 컸는데, 전국 미분양 주택 중 76%가 지방에 몰려 있었으며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 주택은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
1분기 공급 계획 대비 실제 분양된 비율은 59.9%에 그치며, 열 채 중 네 채는 팔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분양 계획조차 잡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광주, 울산, 세종 등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분양 계획도 발표되지 않았다.
주건협 관계자는 “정부 대책에 수요 진작책이 빠져 있다”며, 지방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래미안’에 쏠린 눈… 삼성물산, 수주 1위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형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오히려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특히 삼성물산은 올해 1~4월 정비사업 수주액만 5조 213억 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수주액 14조 7천억 원 중 34%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재개발’,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등 1조 원 이상 대형 사업장에서 연달아 시공사로 선정되며, 올해 목표했던 수주액을 벌써 초과 달성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한동안 정비사업에 소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파워만으로도 고객 신뢰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래미안’이 여전히 1순위로 꼽히는 브랜드인 만큼, 소비자와 조합 모두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반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등은 올해 들어 아직 수주 실적이 저조하거나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는 향후 압구정, 여의도, 성수동 등 이른바 ‘대어급’ 정비사업을 놓고 치열한 수주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 폐업, 14년 만의 최고치… 고용 한파까지

건설업의 전반적인 침체는 신규 진입자 감소와 폐업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 등록 공고는 131건으로,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폐업 공고는 160건으로 1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였다.
공사비 상승, 정국 불안정, 부동산 침체가 겹치면서 신규 건설업 진입자는 줄고, 기존 업체는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중견 건설사 중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한 업체는 월평균 2곳 이상으로 나타났다.

고용 시장에도 그림자가 드리웠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8만5천명 줄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정치 불확실성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 SOC 예산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 정책 변화 없이는 이 흐름이 당분간 바뀌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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