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팔고, 소재 사업 넘기고
AI·반도체 중심으로 대대적 재편

SK가 최근 전례 없는 조직 개편과 사업 매각을 단행하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유심 정보 유출 사건으로 곤혹을 치렀던 SK가 결국 일부 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 전체의 성장 동력을 반도체와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구조 조정이 아닌, SK그룹이 지주회사 중심 체제를 강화하며 미래 성장 기반에 집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일환이다.
반도체로 쏠린 SK의 ‘큰 그림’

지난 12일, SK㈜는 이사회에서 두 가지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첫 번째는 SK머티리얼즈 산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SK C&C가 보유하고 있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천억 원에 매각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결정으로 SK머티리얼즈 CIC 산하의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각각 SK에코플랜트의 품으로 들어갔다.
이 기업들은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적인 소재인 프리커서, 식각가스, 블루도판트, 포토소재 등을 생산한다.

연 매출 합산 3천500억 원에 달하는 이들 기업의 편입으로 SK에코플랜트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이미 지난해 SK에어플러스,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번 편입은 건설 및 환경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반도체 기반 고성장 분야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SK C&C는 ‘AI 전문 기업’으로 변신

이와 함께 SK의 지주회사인 SK C&C는 사명을 ‘SK AX’로 변경하고, 향후 10년 내 글로벌 상위 10위권 AI 전환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 사명은 다음 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SK AX는 조직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전사 생산성을 2027년까지 30% 이상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와의 협업을 통해 고성능 GPU 인프라 기반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AI와 클라우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윤풍영 SK AX 사장은 “우리는 고객이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며, 본질적인 경쟁력 확보를 돕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IPO 겨냥한 마지막 ‘퍼즐’… 반도체 체질 강화

SK에코플랜트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사업 편입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데, 내부적으로는 2026년 IPO(기업공개)를 위한 체질 개선 작업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2022년 약 1조 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면서 4년 내 상장을 약속했지만, 환경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만으로는 매력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수년간 친환경 폐기물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수익성 개선을 꾀했지만, 영업이익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작년 3분기에는 110억 원의 손실을 냈던 SK에코플랜트는 이후 자회사 편입 효과로 연간 영업이익을 2천347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반도체 소재 자회사 추가 편입은 실적 개선은 물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승부수로 해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자회사의 시너지가 중요하다”며 “중복 사업을 통합하고, 미래 산업 중심으로 재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SK의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개편은 단순한 사업 정리가 아니라,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실질적인 전략 변화로 볼 수 있다.
그들의 다음 한 수가 어디를 향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실시간 인기기사
- “삼성이 이런 것까지?”… ‘140조’ 로또 노리는 한방에 글로벌 업계 ‘발칵’
- SK ‘2400만 명’ 탈탈 털리자 “이대로는 안 된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비상 대책’
- “매달 1억씩 올랐다” , “없어서 못 팔아요”… 강남 규제에 ‘불장’ 된 도시의 정체
- “그랜저 안 부럽다” … 마침내 등장한 연비 22.5km/L의 신형 세단
- “삼성이 이런 것까지?”… ‘140조’ 로또 노리는 한방에 글로벌 업계 ‘발칵’
- 팰리세이드도 부러운 인기 “이런 기록 처음이야” … 출고까지 ‘1년 이상’이라는 국산 車
- SK ‘2400만 명’ 탈탈 털리자 “이대로는 안 된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비상 대책’
- GV70 인기 속에서도 “월 1000대씩 꾸준히 팔렸다” … 신형 모델 예고한 중형 SU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