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발주 러시, ‘한국행 급선회’
미군 정비시장 진출… 기회의 문 활짝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는 사이, 국내 조선업계는 그 틈을 비집고 올라선 초호황기에서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고 있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 글로벌 발주처들은 중국을 피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고,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의 부흥을 도와달라”며 미국 정부는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공고히 하기 시작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0조 원’ 수주잔고 돌파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 정부의 협력 제안까지 더해지며 ‘잭팟’의 문이 활짝 열렸다.
미중 갈등 속 ‘반사이익’… 잔고 200조 눈앞

국내 조선 3사, 즉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약 192조 원에 달했다.
연내 200조 원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이며, 이와 같은 급성장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오는 10월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기존에 중국 조선소로 향하던 글로벌 해운사들의 발길이 급격히 한국으로 틀어진 것이다.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목표는 50조 원 이상으로 설정됐으며,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은 104조 원, 삼성중공업은 44조 원, 한화오션은 44조 원 수준의 수주잔고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작년 시작된 조선업 슈퍼사이클도 여전히 유효한데,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해상 물류에 대응해 선박 발주가 늘어난 결과다.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6.3% 증가한 8592억 원을 기록했고, 한화오션은 388.8% 급증한 2586억 원, 삼성중공업도 58% 증가한 1231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美 조선업 부활의 조력자, 韓 조선업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자국 조선업 재건을 외치며 한국 기업에 손을 내밀었고, 조선과 항만시설을 포함한 법안을 미국 의회가 다시 상정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에게는 전략적 기회가 주어졌다.
‘SHIPS for America Act’는 세제 혜택, 조선 투자 펀드 조성 등 강력한 유인책을 담고 있으며, 심지어 외국에서 만든 선박도 미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항까지 포함됐다.
이 조항이 통과될 경우, 한국 조선사들의 미국 내 영향력은 급속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해군과 유지·보수·정비(MRO)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호주의 방산업체 오스탈 지분까지 확보하며 미국 해군 납품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미국 잉걸스 조선소와 협력에 나섰다.
이들은 조선업 전시회인 ‘셀렉트 USA 투자서밋’에 참석해 미국 해군성 및 상무부 고위 인사들과 만나 본격적인 투자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K-조선 생태계’ 재편의 신호탄

미국 내 MRO 수요는 연간 10조 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미국 조선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본과 한국이 이 역할을 대신해 왔다.
한국 조선사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대기업뿐 아니라 수많은 부품 협력업체들에게도 기회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역협회는 인력난, 인프라 부족, 고비용 구조 등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수입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생산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아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현재 한국 조선업계는 수요 증가에 즉각 대응할 만큼 유연하지 않다”며, “MRO 역량 강화와 R&D 인력 확충,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미중 갈등이라는 외부 변수 속에서 수주 확대라는 기회를 맞았으며,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방산 협력 확대는 중장기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국내 조선소의 인프라 부족, 숙련 인력 부족, 고비용 구조 등 구조적 제약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는 미국 내 시장 진출 확대와 동시에 생산 대응력 강화를 위한 기술 투자, 정부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는 조선업계의 실행력과 정책 지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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