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살 땐 언제고 “매출 감소세 1위” … 초호황 누리던 그 시장,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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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 외면받는 시대다
소비는 ‘여행’에 몰리고 있다
명품 소비는 중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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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없어서 못 사던 샤넬 매장에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몇 년간 호황을 누리던 명품 시장이 꺾였다.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가 맞물리며, 고가의 명품보다 여행과 실속 소비에 돈을 쓰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소비 위축, 명품도 피해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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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가 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용·체크카드 결제액 중 명품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9.0% 감소해 전 업종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항공권(20.7%)과 숙박·여행(5.5%) 관련 지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명품은 줄였지만 여행엔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심리가 명확히 드러났다.

생필품과 문화 콘텐츠, 뷰티·헬스케어까지 대부분의 지출이 줄었지만, 소비자들은 휴가와 비행기 티켓에는 상대적으로 너그러웠다.

백화점 결제액은 4.3% 증가했지만, 온라인쇼핑과 마트·편의점 지출은 각각 9.5%, 2.0% 줄었다. 특히 쿠팡은 3월 기준 결제금액 점유율이 64%에 달하며 온라인쇼핑몰 시장을 휩쓸었다.

백화점 명품, 성장세 꺾이고 구조조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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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한때 매년 40%에 육박하는 성장을 자랑하던 명품 시장은 2023년부터 급제동이 걸렸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11% 소폭 증가에 그쳤다.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등을 보유한 LVMH는 지난해 매출이 2% 감소하고, 순이익은 14% 줄었다. 에르메스 역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매출 성장률이 1%에 그쳤다.

수입 뷰티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에스티로더는 최대 700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나섰고, 일부 글로벌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착수했다.

‘새것 같은 중고’로 몰리는 명품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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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고물가·경기침체 속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는 ‘중고’로 흘러가고 있다. 중고거래 앱에서는 실생활 용품은 물론 고가 명품의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고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35조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4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고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93% 늘어났다.

플랫폼 관계자는 “정품 여부를 가려내는 감정 시스템 수요도 폭증하면서, 인력 양성과 기술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넬 앞에 늘어섰던 긴 줄도, 이제는 눈에 띄게 줄었다. 냉각된 소비 심리는 명품 시장에도 분명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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