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 충전하면 서울-광주 왕복 가능”… 中의 전기차 혁명에 K-배터리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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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충전에 520km 주행 가능
한국 배터리, 놓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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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단 5분 충전으로 서울에서 광주까지 왕복 주행이 가능하다면?”

믿기 어려운 이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배터리 1위 기업 CATL이 전기차 시장에 충격을 안길 차세대 배터리 기술들을 연이어 공개했다.

중국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글로벌 배터리 판도를 뒤흔들자, 한국 배터리 업계는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CATL의 기술 진격… ‘5분 충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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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은 최근 상하이모터쇼에 앞서 개최한 테크 데이에서 2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 ‘낙스트라(Naxtra)’를 공개했다.

에너지밀도는 1kg당 175Wh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유사한 성능이다. CATL은 이 배터리를 올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또한 CATL은 ‘선싱(Shenxing)’ 2세대 배터리를 함께 선보였는데, 이 기술은 단 5분 충전으로 최대 520km를 주행할 수 있어 충격을 더했다.

CATL의 가오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 안에 67종의 전기차 모델이 선싱 배터리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ATL은 이외에도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500km 주행이 가능한 ‘듀얼 배터리 시스템’도 함께 공개했다.

K-배터리, 개발 속도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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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3사는 모두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상태지만, 양산 목표 시점은 빠르게 잡아도 2030년으로, CATL보다 5년가량 뒤처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열린 차세대 배터리 콘퍼런스에서 “전동화가 확대되면 리튬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를 통해 나트륨이온 양극 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고객사 및 공급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최문호 대표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약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FP 배터리를 무시했다가 주도권을 뺏긴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엔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기술의 상용화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가격·안정성에서 우위… 변곡점은 ‘저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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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이온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나트륨은 리튬보다 1000배 가까이 풍부하고, 가격은 50분의 1 수준이다.

리튬 배터리 제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게다가 안정성도 뛰어나다. CATL의 발표에 따르면, 전기톱으로 자르거나 드릴로 뚫어도 불이 나지 않았다.

영하 40도에서도 90% 이상 충전 상태를 유지하는 등 추운 날씨에도 성능 저하가 적어 전기차 사용의 한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에너지밀도는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배터리보다 낮고, 충전 속도나 수명 등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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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제점으로 꼽혔던 에너지밀도 역시 리튬 배터리와 비슷한 정도이며, 충전 속도 역시 NCM 배터리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저가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향후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CATL 발표가 사실이라면, 기술 상용화 속도가 예상을 훨씬 앞질렀다는 의미”라며 “K-배터리는 더 이상 시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제 중국의 경쟁력은 단순히 값싼 가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술 완성도와 생산 속도, 그리고 전기차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역량이 점점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산업이 이번에도 반격의 기회를 놓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는 급격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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