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도, 부모도 부양하는 세대
그 많던 인구, 이제는 짐이 되었다
퇴직 후 이어지는 생계 불안과 고독

“정작 나 자신은 누가 돌봐주지?”
한국 사회를 이끈 주역이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지금, 그 누구보다 힘든 노년을 맞고 있다. 이들은 ‘경제의 엔진’이었던 과거와 달리, 은퇴 후엔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인생 2막의 문턱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건 새로운 시작이 아닌 불안한 생존이다.
‘인구 쓰나미’ 현실로…고령화의 주역 된 베이비붐 세대

1955년부터 1974년까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한 해 출생아가 90만 명을 넘는 시대의 산물이다.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 경제성장의 핵심 인력이었던 이들은 지금 은퇴 행렬에 오르고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이미 정년을 마쳤고,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도 하나둘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이들의 대거 은퇴는 노동시장의 변화는 물론 연금과 복지 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들이 은퇴할 경우 향후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 내다봤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연금 시스템도 흔들리고 있다. 2072년엔 인구의 절반가량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모도, 자녀도… 이중부양에 짓눌리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가 더욱 힘겨운 이유는 ‘이중 부양’ 때문이다. 이들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기대기 어려운 첫 세대다. 이른바 ‘마처세대’다.
돌봄과미래 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60년대생의 15%가 부모와 자녀 모두를 부양 중이었다.

이들은 매달 평균 164만 원을 가족 부양에 지출하고 있었으며 절반 이상이 퇴직 후에도 평균 2.3개의 일자리를 병행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들 중 30%는 스스로 ‘고독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에서는 이 비율이 49.9%까지 올라갔다.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89%에 달했지만, 실제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이는 62%에 그쳤다. 국민연금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고 소득 절벽에 대한 우려는 응답자 10명 중 8명이 공감했다.
‘대규모 빈곤 노인 세대’가 될 것인가

1960년대생의 98%는 한국 사회에 공공 돌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돌봄이 필요할 때 원하는 ‘자택에서의 돌봄’은 절반도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86%는 노인 돌봄서비스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 사회가 이들의 노후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화 시기를 이끌며 오랜 시간 경제활동과 가족 부양을 감당해 온 세대인 만큼 이들이 맞이할 노년이 절망이 되어선 안 된다.
전문가들은 현행 경제정책, 복지제도, 고용구조 전반에 대한 재정비 없이는 베이비붐 세대가 우리 사회 최초의 ‘대규모 빈곤 노인 세대’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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