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인데 벌써 연금 수령해요”… 믿지 못할 현실에 ‘깜짝’, 대체 무슨 일?

294
폐교로 조기 퇴직한 젊은 교사들
30대도 연금 수급자 명단에 포함
연금
사진 = 연합뉴스

“서른다섯인데 벌써 연금을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방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김모 씨(35)는 지난해 학교가 폐교되며 조기 퇴직했다.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사학기관 특성상 실업급여는 받을 수 없었지만, 5년 뒤면 연금 수급자가 된다.

정년은커녕 경력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연금 대상자가 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연금 수령 사례가 등장한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와 교원 구조조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 현상은 사학연금 재정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30·40대도 연금 수령… 재정 부담 늘어나

연금
사진 = 연합뉴스

국회예산정책처가 2일 발표한 ‘사학연금의 재정전망 및 제도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폐교로 인해 사학연금을 수급하고 있는 인원은 총 410명이었다.

이 가운데 30대 2명, 40대 63명 등 전체의 16%가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으로 나타났다.

사학연금은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 실업이나 이직에 따른 보호장치가 없는 대신, 직제 개편·정원 감축·예산 삭감 등 불가피한 사유로 퇴직한 경우에는 퇴직 5년 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예정처는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낮아질수록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구조가 유지된다면 사학연금 기금은 2028년 적자로 전환되고, 2042년에는 적립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측된다.

폐교 속출… 초등학교가 가장 많아

연금
사진 = 연합뉴스

젊은 연금 수급자의 증가 이면에는 학교 폐교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폐교 예정인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총 49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교가 38곳으로 전체의 약 78%를 차지했다. 지방 소재 학교가 대부분으로, 전남이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전북, 강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무입학’ 초등학교도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입학생이 없던 초등학교는 112곳이었고, 올해는 189곳으로 증가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적인 교육 인프라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사 감축 본격화… 기간제 비중도 확대

연금
사진 = 연합뉴스

학교가 줄어들면서 교사 감축도 현실화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초·중·고 교사 3060명을 줄이는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도입 등 정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1800여 명을 덜 줄이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교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기간제 교사의 비중은 증가 추세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교사의 약 15.4%가 기간제 교사이며, 고등학교의 경우 23.1%까지 상승했다.

제도 전면 재검토 필요성 제기

연금
사진 = 연합뉴스

사학연금 수급 연령 하향과 교육 현장의 구조 변화는 단순히 교육계의 문제가 아닌 국가 재정과 복지 제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예산정책처는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은 물론, 병원 직원 등 다양한 가입자 특성을 고려한 구조적 변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사학연금 제도가 지속 가능하려면 제도 전반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시간 인기기사

+1
0
+1
0
+1
0
+1
0
+1
0

경제 랭킹 인기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