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어도 여윳돈은 줄어
사교육비 ’29조’ 시대의 그림자

“둘째까지 학원 보내니 한 달에 120만 원이 그냥 나갑니다. 저축은커녕 생활비도 빠듯해요.”
직장인 김모(47) 씨는 최근 은행 잔고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녀 둘 모두 중학생이 되면서 학원비가 급격히 늘었고, 거기에 대출 이자와 생활비까지 겹치자 월급은 통장을 스치기 바빴다.
김 씨는 “아이가 공부에 뒤처지지 않게 하려는 마음뿐인데, 그게 이렇게 큰 부담이 될 줄 몰랐다”며 “노후 준비는 아예 손 놓은 지 오래”라고 털어놨다.
김 씨 사례는 중산층 다수가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통계청과 교육부 발표를 종합하면, 사교육비는 사상 첫 29조 원을 넘겼고, 중산층의 가계 여력은 5년 만에 7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생활비와 교육비, 대출 이자 등 고정지출이 늘며 중산층의 ‘경제 허리’가 휘고 있다.
사교육비는 역대 최대, 여윳돈은 역대 최소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3월 13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9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조 1000억 원(7.7%) 증가한 수치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1인당 교육비가 늘었다.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기준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 2000원. 고등학생은 이보다 많은 77만 원을 지출했다.
사교육 참여율도 증가세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7.7%로 가장 높았고, 전체 평균도 80%에 달했다.
한편, 중산층(소득 3분위)의 실질 흑자액은 65만 8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분기보다 8만 8000원 줄어든 수치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40대 가구, 교육비·노후 준비 ‘이중 부담’

사교육비 부담은 주로 40대에게 집중돼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금융동향 조사’에 따르면, 40대 가구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은 65만 7000원으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이 연령대는 자녀 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이자, 노후 자산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많은 가구가 교육비 지출에 집중하면서 노후 대비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비와 노후 자금의 균형이 깨질 경우, 향후 노년층의 경제 불안이 구조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소득의 10%를 넘는 사교육비 지출은 장기적으로 위험하다”며 “교육비와 노후 대비 자금을 1대1로 배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 위축 우려… 정책·제도 보완 시급

사교육비 증가는 단순한 개인의 부담을 넘어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교육비 지출이 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고, 이는 내수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원 시장에 대한 과열을 조절하는 한편, 부동산과 대출 관련 세금 부담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계의 고정지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교육비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노후 대비가 어려워지는 등 중산층의 재정 기반이 약화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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