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들, 이제 어쩌죠?” … 1억 넘는 할인에도 텅텅 빈 아파트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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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째 내리막 탄 대구 집값
할인에도 미분양 쌓이는 실정
달서구만 간신히 하락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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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하락 / 출처 = 연합뉴스

“대체 어디까지 떨어지는 거냐”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한숨 섞인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대구 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매가는 70주째, 전세가는 75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매매가격은 2023년 11월 셋째 주부터 지금까지 단 한 주도 오르지 않았다.

70주째 ‘하락 고정’…유일하게 멈춘 달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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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하락 / 출처 = 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이 27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3%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수성구(-0.34%), 남구(-0.25%), 북구(-0.17%)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달서구만 유일하게 하락을 멈추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 역시 무려 67주 만의 일이다.

전세 가격도 예외는 아니다. 동구(-0.13%), 북구(-0.11%), 중구(-0.08%) 등에서 눈에 띄게 떨어졌고, 수성구와 달서구만 변동 없이 유지됐다.

‘1억 할인’도 무용지물…속수무책 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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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하락 / 출처 = 뉴스1

이처럼 대구 아파트값이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는 배경엔 미분양 적체가 있다. 최근 건설사들은 ‘1억 원 이상’ 분양가를 깎아주는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분양률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 푸르지오’다. 작년 2월 240가구를 분양했지만, 청약 접수는 고작 19건에 그쳤다. 고분양가 논란이 거셌던 이 아파트는 결국 1억 원 넘는 가격을 깎아야 계약이 성사됐다.

해당 단지 분양 관계자는 “당시 7억 3000만 원에 분양했는데, 지금은 6억 원대로 할인 중”이라며 “처음엔 계약이 전혀 없었지만, 할인 덕분에 현재는 계약률이 40%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전했다.

‘마이너스피’ 확산…분양권도 헐값 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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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하락 / 출처 = 연합뉴스

할인 분양이 늘어나자 되레 분양권 시장은 ‘마이너스피’ 현상까지 퍼지고 있다. 실제 대구 중구 태평로의 한 신규 아파트는 최초 분양가보다 무려 1억 3000만 원 낮은 가격에 분양권이 매물로 나왔다.

이 같은 흐름은 대구뿐 아니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천 송도의 한 단지 역시 8000만 원가량 싸게 거래되고 있다.

결국 건설사 입장에서도 방법이 없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할인으로도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나 LH 매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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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하락 / 출처 = 연합뉴스

CR리츠로 넘기면 실제 분양가보다 20~30% 더 낮은 가격에 처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R114 김지연 책임연구원은 “지방 분양시장은 자체적인 할인 노력만으로는 쌓인 미분양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도 “할인에도 불구하고 대구 시장은 정체 상태에 가깝다”며 “결국 건설사 입장에선 손해를 줄이기 위해 공사비 회수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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