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스크는 정부 예산·지출 개혁을 목표로 하는 임시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이지만 그의 역할이 경제 전반은 물론 외교 문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작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을 위해 2억5000만달러(약 3649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진 머스크는 대선 이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에 머물면서 정권 인수 작업에 깊숙이 개입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사무실이 백악관 단지 내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는 등 머스크가 백악관에 입성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동안 머스크는 트럼프의 두터운 신임을 등에 업고 국내외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에는 여야가 합의한 임시예산안 처리 문제를 놓고 “이 터무니없는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하원 또는 상원의원은 2년 내 퇴출돼야 마땅하다”고 주장, 논란을 일으켰다.
머스크는 국내 정치를 넘어 유럽 우방국의 내정까지 간섭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엑스(X·옛 트위터)에서 영국이 “폭압적인 경찰국가”가 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고 극우 정당인 영국개혁당을 공개 지지했다.
또 독일 총선을 앞둔 지난 11∼12일에는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 전당대회를 엑스를 통해 생중계하고 유권자들에게 AfD에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자 유럽연합(EU)은 지난 17일 엑스를 상대로 진행 중인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 범위를 확대하겠다며 머스크의 행동에 제동을 걸었다. DSA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허위정보,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머스크의 행동 반경이 갈수록 넓어지면서 트럼프 참모진과 전통적인 측근 그룹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오랫동안 지지해온 미국의 원조 ‘마가'(MAGA) 진영과 머스크 간 갈등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달 22일 트럼프가 인도계 IT 전문가를 백악관 인공지능(AI) 수석정책고문으로 임명하자 마가 진영 인사들과 머스크 사이에 ‘기술직 비자(H-1B)’ 문제를 놓고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마가 진영 인사들이 인도계 인사의 잇따른 요직 기용과 H-1B 비자 확대 주장을 비판하자 과거 H-1B 비자로 미국에서 체류했던 머스크는 마가 진영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옛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최근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진정 사악한 사람이다. 전에는 머스크가 (트럼프 캠프에) 돈을 냈으니 참으려고 했는데, 더 참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외국 정치에 간섭하는 머스크의 행보는 향후 트럼프의 외교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대서양연안정책센터의 개럿 마틴은 “머스크는 엑스라는 상당히 큰 메가폰을 갖고 있고 이것은 상당히 유용한 도구이지만, 그의 야망과 목표가 항상 트럼프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사에서 “머스크는 미국 우선주의자들과 보수진영의 주류 양쪽에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비상계엄으로 “실질 GDP만 6조3000억 날려”…쏘나타 22만5000대 판매금과 같아
- 코스피 시총 500억 미달 시 상장폐지…’좀비기업’ 퇴출 빨라진다
- 74만원에서 138만원까지…설 상여금도 ‘빈익빈 부익부’
-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가 위험하다…중견기업 50.4% “올해 투자 계획 없다”
- 트럼프 47대 미 대통령 취임…”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미국을 최우선시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