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 7위와 8위를 기록 중인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위한 협의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두 기업이 합병 시 판매량 기준으로 현대차그룹을 넘어 세계 3위의 완성차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닛산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8월 하나의 지주회사를 설립한 후 각자 산하 기업으로 들어가는 방식의 합병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내년 6월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지주회사의 회장은 혼다가 지명하는 이사 중 뽑을 계획이다. 지주회사의 사내, 사외이사도 혼다가 과반수를 지명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양사의 통합은 미래 경쟁의 열쇠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번 결합으로 개발 비용을 분담하고 관리 효율성을 개선해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BYD 등 신흥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일본 4위 제조사인 미쓰비시도 최대주주가 닛산이기 때문에 추후에 통합될 여지가 있다. 이 경우 일본 2위부터 4위 자동차 제조사들이 하나의 그룹으로 묶이는 상황이 된다.
혼다와 닛산자동차의 연간 자동차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각각 398만대, 337만대였다. 양사 합병 시 글로벌 3위 완성차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730만대)이 3위 에서 4위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쓰비시자동차(78만대)까지 합류하면 총 판매량이 813만대에 달해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923만대)도 위협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전동화 협력과 차세대 차량용 운영체계(OS) 공동 개발, 전기차 부품 표준화 등을 통해 통합 가능성을 높여 온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혼다와 닛산의 통합 관련,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급이 아닌 기업 간의 통합은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과 일본 제작사 간 협약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와 정보 공유 부족이 문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향후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혼다와 닛산의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스텔란티스 그룹 사례처럼 글로벌 메이저급이 아닌 기업 간 통합에서는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통합이 일본 제작사 간의 협약이라는 점에서 폐쇄적인 문화와 정보 공유 부족이 문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양사의 통합으로 세계 3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하지만, 이는 단순히 판매량을 합친 결과일 뿐 시너지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사가 행정 비용과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개발 투자 비용을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현대차·기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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