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이어 현대차도…종투사 진출 속도내는 중소증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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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어 현대차도…종투사 진출 속도내는 중소증권사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003540)이 금융위원회에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현대차증권(001500) 역시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장기화로 중소형 증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절실해진 가운데 수입원 확보를 위한 종투사 진입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시도가 점점 빈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비(非)종투사들을 중심으로 자본 확충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기자본 규모를 키워 부동산금융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증권 업계에서 자기자본 규모는 곧 경쟁력이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시행할 수 있는 사업 자격도 다를뿐더러 자본이 많을수록 위험 인수 능력도 확대돼 사업을 키우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로 과거만큼 돈을 벌 수 있을 기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자본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몸집을 키워 종투사로 진입하려는 증권사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종투사는 2013년 정부가 혁신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일반 투자자 외에도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공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신용공여 한도도 기존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까지 늘어나는 등 제약도 완화돼 사업 확장에도 유리하다. 아울러 헤지펀드에 자금을 대출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지고 일정 자기자본 규모를 넘을 경우 어음 발행, 종합투자계좌(IMA) 업무 등도 추가로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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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 원을 돌파하며 일찌감치 신청 자격을 획득했던 대신증권은 최근 금융위에 종투사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신증권은 앞서 올 3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자기자본 23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한 바 있다.

현대차증권도 최근 이사회에서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종투사 전환 준비를 본격화했다. 자본 경쟁력 열위로 국내 대형 증권사들과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증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사업 확대를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030610)은 자기자본 확충 속도가 다소 느려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2029년 종투사 인가 계획은 여전히 흔들림 없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올 8월 출범 당시 교보증권과 마찬가지로 ‘5년 내 종투사 전환’이라는 목표를 공개하며 후발 주자로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종투사 진입 경쟁이 치열해진 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며 종투사와 비종투사 간 실적이 양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투사들은 부동산 PF 외에도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자산관리(WM)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올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부동산 PF 수익 의존도가 높은 비종투사들의 실적은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국내 신용평가 기관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 후 신용도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9개 종투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약 3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2조 3000억 원(한국투자증권의 배당금 수익 제외) 대비 52.5%가량 늘었다. 반면 종투사가 아닌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9곳(대신·교보·한화·유안타·신영·현대차·iM·BNK·IBK)의 상반기 순이익은 3282억 원으로 지난해(4676억 원)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수입 다각화를 위한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비종투사들의 사업 참여 비중이 높은 지방은 여전히 부실 위험이 큰 상황이다. 윤재성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부동산금융에 대한 규제 강화 등 비종투사의 고위험 사업장 중심 부동산금융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통 IB와 WM 등 사업 영역 다각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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