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빚투도 위축…투자자 이탈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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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빚투도 위축…투자자 이탈 가속화

4거래일 연속 16조원대서 머물러

‘주식 대기자금’ 예탁금도 50조 횡보

개미 투자자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가 휘청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쪼그라들고 있다. 빚투는 물론 증시 대기 자금도 줄어드는 등 투자자의 증시 이탈 현상이 포착되는 가운데 연말까지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6782억 원을 기록했다. 18일(16조9469억 원) 16조 원대로 내려온 5거래일 연속 16조원대다. 이날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연중 최저치 기록도 다시 썼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빚투’ 성격의 자금으로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규모가 줄어든다는 의미인 만큼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사그라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연초 17조 원대로 시작해 점점 규모가 늘어나더니 7월 20조원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8월부터는 17조~19조 원대를 유지했으나 최근 들어 16조 원대로 떨어지며 투자 열기가

시들해진 국내 증시 투자 열기는 투자자예탁금에서도 나타난다.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49조9190억 원이었다. 올해 4월 59조 원까지 몸집을 불려나가던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들어 50조 원에서 등락했다. 그러다 19일(49조9928억 원), 20일(49조8129억 원) 등 49조 원대로 줄어들기도 했다.

투자자예탁금이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을 의미한다.

투자심리가 식은 이유는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미국 등 해외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다 이달 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코스피지수는 올 초 2655.28로 시작해 22일 종가 기준 2501.24로 5.8%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886.57에서 677.01로 21.9%나 빠졌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이달에만 코스피는 2.2% 8.9% 떨어졌다.

빠져나간 자금은 해외 증시와 코인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8일 기준 1011억9137만 달러(약 140조7572억원)에 달했다. 코인시장에 유입된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금도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남은 연말까지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하락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지수의 낙폭이나 밸류에이션 상으로 바닥을 다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회복을 꾀할 촉매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 주식 시장은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거를 앞둔 불확실성으로 미국 기업들은 예산을 책정하고도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는데 감세를 공약한 트럼프가 승리했기 때문에 ISM 제조업 지수 등이 반응할지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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