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강인기, 연극 ‘나는 아니다’에서 찾은 연기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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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인기 (사진=유인춘 기자)
배우 강인기 (사진=유인춘 기자)

“연기는 결코 완벽할 수 없어요. 세상에 5000만 명의 배우가 있다면 햄릿을 연기하는 방법도 5000만 가지가 있죠.” 연극 ‘나는 아니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강인기는 인터뷰 내내 진솔한 모습으로 자신의 연기 철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는 단순히 연기를 하는 것을 넘어, 인생을 연기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듯했다. 배우 강인기는 연극,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온 배우로, 그의 연기 여정은 단순히 무대 위에서의 연기를 넘어 삶의 다양한 경험과 연결되어 있다.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연극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연기를 너무 하고 싶어서 무작정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뮤지컬학과를 전공하면서 연기뿐만 아니라 탭댄스, 발레까지 배우면서 연기자의 꿈을 키웠습니다.” 강인기는 대학로를 한 달 동안 돌아다니며 극단에 들어가고 싶었던 순간을 회상하며,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그게 연기의 시작점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극단에서 다양한 기초 연기를 배우며 성장해왔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왼쪽부터 영화 탈주의 동물기 배우 강인기, 감독 박주은이 AWIIFF 상영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영화 탈주의 동물기 배우 강인기, 감독 박주은이 AWIIFF 상영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작품과 역할은?

그동안 강인기는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중에서도 최근 독립 영화 ‘탈주의 동물기’에서의 빌런 역할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사회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며 느낀 희열감이 있었습니다. 그 역할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탈주의 동물기’는 2023년 9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반전영화제 ‘Anti-War International Independent Film Festival (AWIIFF)’에 초청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배우 강인기가 한국 전통 모자인 ‘갓’을 쓴 채 등장한 모습은 현지 관객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탈주의 동물기’는 올 하반기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Q. 만약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강인기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화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아마 그런 쪽으로 갔을 것 같아요. 예술적인 감성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죠.”

배우 강인기 (사진=유인춘 기자)
배우 강인기 (사진=유인춘 기자)

◇ 연극 ‘나는 아니다’에서의 역할

연극 ‘나는 아니다’에서 강인기는 야비하지만 인간적인 주방장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 역할에 대해 “마음은 착하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우리네 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억울함과 답답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 경험을 통해 “내가 살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고,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연기에 깊이를 더하고, 관객들에게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강인기는 연기를 단순한 직업이 아닌, 삶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해나가고 있다. “연기를 통해 뒤를 돌아보는 법을 배웠다”며,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 속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연기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솔함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강인기는 70세까지 배우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는 70살이 된 자신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건강하게만 살아다오”라는 말과 함께,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 배우들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샤인’의 주인공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 한다. 그의 열정은 많은 후배 배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배우 강인기 (사진=유인춘 기자)
배우 강인기 (사진=유인춘 기자)

◇ 인터뷰를 마치며

강인기 배우와의 인터뷰는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깊은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는 단순한 배우가 아닌, 삶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해온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연극 ‘나는 아니다’를 통해 관객들이 시대의 아픔을 느끼고, 그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의 바람처럼, 강인기의 연기가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기를 소망한다.

배우 강인기의 인터뷰는 단순히 한 배우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는 과연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연극 '나는 아니다'에서 주방장 역을 맡은 배우 강인기와 마창석 역의 배우 김영민 (사진=유인춘 기자)
연극 ‘나는 아니다’에서 주방장 역을 맡은 배우 강인기와 마창석 역의 배우 김영민 (사진=유인춘 기자)

◇ 연극 ‘나는 아니다’ 공연 정보

▲일시 : 2024년 10월 2일 ~ 13일

▲장소 : 대학로 연우 소극장

▲공연 : 평일 1회, 휴일 2회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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