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대상 27%가 1주택자…”부동산 세제 전반 대수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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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대상 27%가 1주택자…'부동산 세제 전반 대수술 시급'

종합부동산세는 2005년 도입된 후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재산세와의 이중 과세 문제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 도입 명분으로 삼았던 ‘다주택자 규제’ 효과 역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이후에는 행정부가 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에 따라 납세 대상자와 세액이 요동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30일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합헌 결정에도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로 부동산 과세를 일원화하거나 세금을 이연시키는 쪽으로 개편해 정치권에서 종부세 문제를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세청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는 총 49만 9000명에게 4조 7000억 원이 고지됐다.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41만 2000명인데 이 가운데 1주택자가 11만 1000명으로 전체 과세 인원의 27%를 차지한다. 문재인 정부가 종부세를 강화한 취지가 다주택자의 투기를 막는 데 있었던 것과 달리 종부세가 중산층의 세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행정부의 판단에 따라 납세자 수와 납부세액이 요동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100% 사이에서 정할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 종부세 과표는 공시가격에 공제 금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결정한다. 여기에 보유 주택 수와 과표 등에 따라 0.5~5%의 세율을 곱해 세액을 확정하는 식이다.

실제 납부세액이 대통령령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조세법률주의에도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가표준 현실화율을 정부에 과도하게 위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을 추진하면서 종부세 납세 대상자와 세액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18년까지 80%로 유지됐지만 2019년 85%, 2020년 90%, 2021년에는 95%로 매년 5%포인트씩 올라갔다. 종부세 납세 인원도 2018년 46만 3527명에서 2021년 101만 6655명으로 2.2배 불어났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부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로 유지되면서 지난해 납세 인원은 2018년 수준인 40만 명대로 돌아오게 됐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윤석열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을 누르는 방향으로 세 부담을 완화하며 납세자들의 불만을 달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부가 납부세액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재산세와의 중복 논란도 종부세를 두고 단골로 제기되는 문제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토지·주택에 대해 종부세와 재산세는 과세 대상이 동일하다”며 “이중과세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종부세의 경우 징세 주체는 중앙정부인데 징수액은 전액 부동산교부금 명목으로 지방으로 빠져나간다. 재산세도 지방세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구태여 종부세를 둘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재산세보다 과세 대상은 협소한데 누진성은 강해 형평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김우철 교수는 “재산세는 기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투입에 비례해 재산 가치가 올라갔을 때 그에 비례해 내는 편익 과세”라며 “‘내가 누린 편익만큼 낸다’는 성격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재산세를 재산 가치에 비례해서 매기지 누진적으로 세금을 계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집값을 잡는다는 본래 목적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 종부세와 양도세를 강화하는 식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2018년까지 0.5~2% 수준이었던 주택 종부세율은 2019~2020년 0.5~3.2%로 오른 데 이어 2021~2022년에는 0.6~6%로 상승했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의 주택 매매가격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국의 집값 상승률은 14.97%로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종부세를 폐지해 재산세로 일원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2대 국회에서도 종부세 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예정인 만큼 전향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1주택자 종부세 폐지’보다는 ‘세 부담 완화’에, 국민의힘 역시 세 부담 완화와 종부세 부작용을 줄여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김우철 교수는 “현재 세제를 보면 재산세는 세원은 넓은데 세율은 낮은 반면 종부세는 납부 대상자가 제한적인 동시에 세율은 높은 측면이 있다”며 “종부세를 없애고 재산세율을 높이는 동시에 거래세도 함께 폐지하는 쪽으로 재산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세법 전문가는 “최근 야당에서도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정치권에서 종부세 폐지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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