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등에 올라탄 하이닉스…반년 만에 8조 적자 만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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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최대 고객사 엔비디아 호황에 적자 딛고 최대 이익 낼지 관심

차세대 HBM 각축전에도 하이닉스 글로벌 우위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

엔비디아 CEO 젠슨 황ⓒ엔비디아

“차세대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

“AI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이다.”(SK하이닉스)

AI(인공지능)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의 기세가 무섭다. 1분기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예고했다.

엔비디아 훈풍에 힘입어 이 회사에 HBM(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사상 최대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 상반기에는 작년 적자를 만회하고, 연말에는 두둑한 실탄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4조4026억원이다. 전분기와 견줘 52.6%나 급증하는 액수다.

SK하이닉스의 뚜렷한 성장세는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호황에 기인한다. 전날 엔비디아가 발표한 1분기(2~4월) 매출은 260억4000만 달러(35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69만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와 견줘 262%, 690% 증가했다.

AI칩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226억 달러로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들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확보전을 펼치면서 주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을 SK하이닉스에서 공급받아 TSMC에 위탁생산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의 GPU에 SK하이닉스의 HBM을 결합해 AI 가속기를 완성한다.

IT 기업들의 AI 가속기 주문이 쏟아지자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 가이던스를 280억 달러로 제시, 1분기와 같은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안팎에서도 AI발 호재를 기대한다. 가트너는 글로벌 IT 지출이 지난해 4조6800억 달러에서 올해에는 5조600억 달러로 8.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기간 데이터센터 지출 증가율은 4.0%에서 10.0%로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IT 기업들의 서버 확장 움직임에 힘입어 고성능·저전력 제품인 HBM 시장 규모도 2022년 23억 달러에서 2026년 230억 달러로 10배 늘어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일찌감치 엔비디아와 연합군을 형성한 SK하이닉스의 수혜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현재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HBM 경쟁사들이 바짝 추격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단기간 내 선두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HBM 시장점유율이 2023년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5%에서 올해에는 59%, 36%, 5%로 하이닉스 우위 시장을 전망했다. 2026년에도 51%, 40%, 9%로 여전히 하이닉스가 우세할 것으로 봤다.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 및 경쟁력을 근거로 2분기에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BNK투자증권은 5조1000억원을, 미래에셋증권은 4조2970억원으로 추정했다. 1분기(2조8860억원)와 합산하면 하이닉스는 이르면 반년 만에 지난해 영업적자(7조7300억원)를 모두 만회하게 된다.

SK하이닉스의 HBM3E.ⓒSK하이닉스

HBM의 가파른 시장성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기술 개발·팹(fab·생산시설) 투자 모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에만 하더라도 “올해 3분기 개발 완료, 내년 공급”이라는 입장이었으나 불과 1주일 만에 “5월 샘플 제공, 3분기 양산”으로 로드맵을 전격 수정했다. 2026년 공급 예정이었던 HBM4(6세대) 12단 제품도 내년으로 앞당겨 양산할 예정이다. HBM4 16단 제품은 2026년에 양산한다.

상대적으로 공급 물량이 적다는 단점도 극복하기 위해 캐파도 확대한다. 청주 M15x에 EUV(극자외선) 장비를 포함, HBM 일괄 생산 공정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2025년 준공 후 2026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HBM 중심으로 D램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동시에 이제 막 흑자를 내기 시작한 낸드 사업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도 요구된다. AI향 수요 증가에 힘입어 기업용 SSD 소비가 늘어나면서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 사업부)은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그룹 보고서를 통해 “솔리다임은 2022년 3조3000억원에 이어 2023년에도 4조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올해 들어서는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 증가로 1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나, 적자가 누적돼온 만큼 향후 실적 안정화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증가로 실탄이 확보되면 향후 차입금 축소 등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역시 보다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SK하이닉스·실트론은 지난해 반도체 혹한기에도 CAPEX(설비투자)와 재고 누적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확대로 작년 순차입금이 26조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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