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안전 수준도 합병해야죠” … 대한항공 ‘안전’ 핵심기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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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본사 리모델링 후 첫 공개

탈바꿈한 핵심 시설… ‘안전기준’ 높인다

“아시아나 안전기준도 상향… 수준 맞출 것”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3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대한항공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3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사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통해) 사무공간을 넓히고, 안전수준을 더욱 높였습니다. 또 아시아나도 저희 의료센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최윤영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장의 말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3년 간 리모델링을 거친 대한항공 본사 내 핵심 시설이 23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찾은 대한항공 본사는 기존 오래된 시설을 최신식으로 탈바꿈함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근무시설과 안전 시설 수준을 높인 모습이었다.

잠들지않는 지상의 조종실… '종합통제센터'
김성진 운항관리사가 뉴욕에서 한국으로 운항중인 대한항공 KE082편의 조종사에게 교신하고 있다.ⓒ대한항공 김성진 운항관리사가 뉴욕에서 한국으로 운항중인 대한항공 KE082편의 조종사에게 교신하고 있다.ⓒ대한항공

“터뷸런스(turbulence·난기류) 없이 안정적으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도 3800피트 계속 유지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23일 오전 11시, 뉴욕에서 한국으로 운항 중인 대한항공 KE082편의 조종사는 고도를 변경하라는 운항관리사의 지시에 이렇게 답했다. 영화 속에서나 흘러나올 법한 이 상황은 대한항공 본사 8층에서는 흔한 일상의 일이다.

서울시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A동 8층에 위치한 이 곳은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시설, 종합통제센터(OCC)다. 일 평균 400여 편 운항되는 대한항공 항공기가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날 방문한 OCC는 지난해 12월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최신식으로 탈바꿈한 모습이었다. 종합통제센터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통제센터 대비 직원들 간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최신식 설비를 대거 갖춘 것이 특징이다.

통제운영팀 Network OPS 그룹장 황윤찬 부장이 종합통제센터 내 월스크린에 표시된 인천공항 2터미널의 활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통제운영팀 Network OPS 그룹장 황윤찬 부장이 종합통제센터 내 월스크린에 표시된 인천공항 2터미널의 활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이었다. OCC에 들어서면 곧바로 눈에 띄는 이 화면에는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그 왼편에는 방송 뉴스 화면이 띄워져 있어 테러, 재난, 자연재해 등 세계 주요 이슈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김포·인천국제공항의 지상 트래픽과 램프 운영 현황도 24시간 모니터링 한다.

OCC에는 안전 관련 운항관리센터(FCC), 정비지원센터(MCC), 탑재관리센터(LCC)와 고객서비스 관련 네트워크운영센터(NOC) 등 총 4개의 센터가 모여있다. 이번 리모델링으로 본사 3층에 있던 정비지원센터가 8층 OCC에 합류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였다.

빈틈없는 항공기 정비, '격납고'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날개와 엔진을 고정하는 파일런 정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대한항공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날개와 엔진을 고정하는 파일런 정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대한항공

항공기 정비를 위한 격납고에 들어섰을 때는 커다란 항공기 두 대가 마주보고 서 정비작업을 받고 있었다. 격납고에서는 대한항공과 자회사인 진에어의 항공기의 간단한 정비 작업부터 복잡한 종합 정비까지 모두 이뤄진다.

김포 격납고는 대한항공 본사 중심부에 있다. 길이 180m, 폭 90m의 초대형 시설로 축구장 2개를 합친 규모다. 높이는 25m로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한다. 대형기 2대와 중·소형기 1대 등 항공기 3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엔진 부품을 분해하고 검사·수리해서 원상태 그대로 복원하는 최상위 정비 단계 오버홀이 가능하다.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정비 작업을 24시간 수행한다. 대한항공은 매 이륙 전과 착륙 후에 항공기 상태를 점검하며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철저한 정비 덕분에 기체 결함에 따른 지연·결항 없이 계획된 시각에 출발하는 정시 운항률도 높다.

대한항공은 통상적인 정비 외에도 ▲비행 시간·이착륙 횟수별 항공기 엔진·부품 검사 및 부품 교환 ▲항공기·엔진·부품 전체에 대한 종합 점검 등 체계적인 항공 MRO를 수행하고 있다.

항공종사자 '전문' 의료센터… "최고 수준 장비"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와 함께 리모델링을 통해 크게 변화한 곳이 또 있다면, 항공의료센터다. 승무원과 임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리모델링을 거치며 최신식 설비와 장비를 갖춘 의료 시설로 탈바꿈했다.

최 센터장은 “부속의원급에서 갖출 수 있는 장비는 최신식, 최대 규모로 갖추고 있다”며 “항공정비사, 조종사, 승무원 등 항공안전법에 따른, 일반검진과는 엄연히 다르다. 조종사들의 경우 항공운항증명을 받기 위한 검사가 이뤄진다”고 했다.

항공의료센터는 현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건강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항공사 업무 특성 및 직종을 고려한 다양한 건강 증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불규칙한 스케줄 근무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승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면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 의료 기관과 연계한 수면다원검사를 지원한다.

비행 중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한 승무원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관리를 위한 상담도 이뤄진다. 특히 안전 운항과 직결되는 운항승무원의 정신 건강을 더욱 각별히 관리하고 있다. 운항승무원의 심리 상태, 음주를 비롯한 생활 습관, 인지 기능 등 정신 건강의 다양한 영역에 대해 폭넓은 평가와 관련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지상 의료 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숙련된 의사들로 구성된 ‘24시간 응급의료콜시스템’이다. 실제로 지난 2월 네팔을 향하던 항공기 기내에서 환자 승객이 발생했을 때 승객 중 의사를 찾을 수 없자 ‘24시간 응급의료콜시스템’을 활용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의료 조언에 따라 기내에서 응급처치를 했고, 네팔인 승객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착륙 후 지상에서 대기하던 의료진에게 무사히 인계됐다.

'하늘위 경찰' 객실승무원 양성하는 객실훈련센터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객실 훈련을 시연하고 있다.ⓒ대한항공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객실 훈련을 시연하고 있다.ⓒ대한항공

지상이 아닌 하늘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책임져야하는 객실승무원을 양성하는 훈련센터도 엿볼 수 있었다. 이 곳은 올해 하반기 리모델링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본사 건물 옆에 위치한 객실훈련센터는 2003년 개관했다. 지하 2층, 지상 2층의 연면적 7695㎡ 규모다. 실제 상황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보잉 747 등 항공기 동체 일부와 똑같은 모형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로 25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신입 및 재직 중인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내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 훈련을 실시한다. 연간 1회씩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 훈련을 진행하며, 상황에 따라 수시로 훈련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객실승무원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객실훈련센터는 항공기 도어 작동 실습실, 비상장비 실습실, 응급처치 실습실, 비상사태 대응 훈련 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은 항공기 기종별로 다른 도어 작동법을 정기적으로 훈련받는다. 환자 승객 발생 시 사용하는 의료 장비와 화재 진압 장비, 비상 탈출 장비를 점검하고 사용하는 방법도 익힌다.

항공기가 바다나 강에 내릴 경우를 대비한 비상 착수 훈련도 진행한다. 이 훈련은 객실훈련센터 수영장에서 실제 상황처럼 이뤄진다.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아파트 2층 높이에서 비상 탈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와 구명보트에 탑승, 구조 요청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훈련한다.

객실승무원은 기내 난동과 같은 불법 방해 행위에 대처하는 훈련도 정기적으로 받는다. 승무원의 구두 경고나 경고장 제시에 불응하며 계속해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이 있을 경우 기내에 탑재되는 보안 장비를 사용해 신속히 제압하는 훈련이다. 객실승무원은 불법 방해 행위가 발생하면 사법경찰관 지위를 법적으로 부여받아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안전정책의 핵심 ‘항공안전전략실’

항공안전전략실은 항공기 운항·비운항 전 부문의 안전 관련 요인을 총괄 관리하는 곳이다. 항공안전전략실은 안전기획팀, 안전품질평가팀, 지상안전팀, 안전조사팀, SMS팀 총 5개 팀으로 이뤄진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50명이 넘는 직원들은 안전사고 예방·평가에서 사고조사·수습까지 안전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베테랑들로 구성돼 있다.

항공안전전략실의 가장 주된 업무는 ‘안전정책 및 목표 수립’을 통해 대한항공의 안전관리시스템을 체계화 하고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안전정책은 안전 운항을 위한 국내외 규정 및 환경 변화에 맞춰 최소 연 1회 개정되며 대한항공 각 근무지와 작업장에 게시해 임직원들의 안전 인식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안전 위해 요소를 최소화해 안전 운항을 달성하기 위해 ‘위험도 관리’도 실시한다. 안전 위험도 관리는 위해 요인 식별 → 1차 위험 평가 → 위험도 경감 조치 → 2차 위험 평가 순서로 이뤄진다. 운항과 관련된 수많은 요인을 세밀하게 분석해 1차 위험 평가에서 핵심 위험요소를 도출해 낸다.

경감조치 실시 이후 2차 위험 평가에서는 안전 성과를 평가한다.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최신형 항공기 기재 도입, 펜데믹 등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위험도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항공안전전략실은 안전 관련 다양한 회의체도 주관한다. 부문별 안전 담당 팀장급이 참석하는 ‘안전보안월례회의’를 매월 실시하고 있으며, 부서장 급이 참석하는 ‘안전 운항 관리자 회의’와 부사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중앙안전위원회’도 매 분기 실시하고있다.

안전 목표 달성 여부 평가와 그에 대한 보상도 항공안전전략실에서 담당한다. 바로 ‘안전장려금 제도’다. 다양한 안전 성과지표를 세분화해 매월 목표 달성 여부를 임직원들에게 공지하고, 1년동안 회사가 정한 안전 목표를 달성할 경우 모든 임직원들에게 안전장려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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