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포화에 ‘지방·소형’ 데이터센터로 눈 돌리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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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 조감도 사진보성산업
전남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 조감도. [사진=보성산업]

차세대 먹거리로 수도권의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에 주목해 온 국내 건설업계가 최근 지방 산업단지와 소형 데이터센터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의 고질적인 인허가 지연 문제와 공급 과잉 우려가 불안요소로 부상한 탓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들어서는 3만9789여㎡의 데이터센터 건설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행사와 주민 간 갈등이 최근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싱가포르 기업인 디지털엣지와 SK에코플랜트의 합작법인인 DCK1이 시행을 맡은 해당 사업은 지난해 7월부터 전자파 유해성을 우려해 지중선로 연결을 반대해 온 지역 주민들의 반대 집회 등으로 난항을 겪어 왔다. 부평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요구해 온 전자파 저감과 관련한 기술적 조치와 지역 상생 방안에 대한 협의에 최근 상당수 진전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주거시설이 밀집한 수도권의 경우 주민 민원으로 데이터센터 사업 인허가가 지연되거나 아예 사업이 무산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압전력 시설을 다루는 만큼 다른 인프라 시공보다 공사에 드는 비용 자체가 높다”며 “추후 협의로 사업이 다시 진행되더라도 지연으로 인한 비용 상승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서비스기업인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올해 수도권에서 건축 인허가를 얻은 데이터센터 33곳 중 17곳이 민원 등을 이유로 공사가 지연된 상태다.

데이터센터 운영 등 디벨로퍼로 사업을 확대해 온 건설사들로서는 최근 수도권 데이터센터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공실 확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올해 착공했거나 착공 예정인 수도권 주요 데이터센터는 용인 죽전과 안양, 하남 등 모두 10곳이다. 전체 규모는 약 42만560㎡로, 공급 전력 규모만 178메가와트(MW, 1차 준공 기준)에 달한다. 내년에는 4만3200㎡ 규모의 가산 케이스케어를 비롯해 최소 약 20만㎡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착공이 예정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전국 데이터센터는 총 732개, 전력수요는 4만9397MW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수도권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으로 올해 일부 열위 데이터센터의 공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경우 장기계약 중심의 공간 임대와 네트워크 서비스가 주 매출 구조다. 건설사가 시공뿐만 아니라 디벨로퍼 형태로 개발·관리와 운영까지 도맡는 상황이 확대되면서 미입주나 공실이 향후 사업성 악화의 한 요소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3월 분석한 국내 데이터센터의 공실률은 지난해 상반기 4%에서 하반기에는 9%로 상승했다. 

이에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정부의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정책에 보조를 맞춰 지방 산단 내 데이터센터 사업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착공을 시작한 디벨로퍼형 사업인 창원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에 참여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해 전남 해남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조성(솔라시도 데이터센터)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수도권에서는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향후 소형 데이터센터인 ‘엣지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주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6월 시행되는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상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10MW 이상)에 포함되지 않아 보다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가능해 이들 데이터센터에 대한 잠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인프라 우위로 수도권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압설비와 센터를 지을 부지 자체를 구하는 것이 어렵고 정부 규제도 가시화된 상황”이라며 “대형사들 상당수가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추면서 전략적으로 지방에서도 비교적 전력 인프라가 잘 확충된 산업단지나 연구단지 등에 거점을 마련하고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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