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거래’…ATS 출범 앞두고 증권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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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운영시간이 하루 12시간으로 정해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거래 시간을 늘려 투자자들의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늘어나는 거래시간에 대한 인프라 투자와 근무량 증가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넥스트레이드 등 유관기관은 ATS 운영방안 세미나를 열고 넥스트레이드의 구체적인 운영 방침을 밝혔다.

넥스트레이드는 현재 정규 거래시간(9시~15시 30분) 전에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을 운영하고 이후에는 애프터마켓(15시 30분~20시)을 운영할 예정이다. 주식거래 시간이 현재보다 5시간 30분이 늘어나 총 12시간이 되는 것이다.

또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며, 호가의 종류를 현재 운영 중인 시장가, 일반지정가, 최우선지정가, 최유리지정가, 조건부지정가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중 금융투자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거래시간 증가다. 업계와 시장의 피로도는 크게 증가하겠지만 기대만큼의 편의성 증가는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이슈는 유사한 선례가 있다. 거래소는 지난 2016년 8월 1일부터 당시 오후 3시로 운영되던 장 마감 시간을 오후 3시 30분으로 늘린 적이 있다. 이에 주식거래시간은 총 6시간 30분이 됐다. 이는 거래량을 늘리고 중화권 시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조치다.

하지만 의도한 만큼 주식거래량은 늘어나지 않았다.

반면 부작용은 늘었다.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만(5시간 30분), 일본(5시간), 중국(4시간) 등 인근 국가 주식거래 시간과 비교하면 과도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된 상황에서 거래시간 증가에 따른 비용 지출도 크게 늘었다는 게 증권사들의 하소연이었다.

단 이번 거래시간 증가 이슈는 과거와 달리 주체가 거래소가 아니라 ATS라는 차이점은 있다. ATS의 거래는 거래소와 달리 상장 종목 전체가 아니라 유동성이 높은 800여개 코스피‧코스닥 종목이 대상이 된다.

또 ATS에서 경쟁매매로 체결되는 거래량은 시장전체 기준 15%, 종목별 30%로 제한할 예정이다. 결제 기능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한국예탁결제원이 맡게 되며 시장감시 기능도 거래소가 계속할 방침이다.

한 ATS 관계자는 “거래 시간은 대폭 늘어나지만 거래소와 통합 시장관리를 통해 업무량은 생각보다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며 “증권거래시장의 독점을 깨도 경쟁체계로 전환해 얻게 되는 이득이 더욱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 상하한가 범위 확대 등 최근 수년간 자본시장의 제도적인 변화는 모두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거래시간을 현재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확대하는 것에 대해 논의는 부족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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