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가구 대단지도 ‘전세 0건’… 씨마른 매물에 전셋값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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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000가구 넘는 대단지에서도 ‘0건’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전세 수요는 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전셋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9821건으로 3만건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724건에서 1만903건(27%)이나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지난해 4월 4만건 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5월부터 3만건대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점차 전세 물건이 소진되면서 2만9000건대까지 내려왔다.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제로(0)인 곳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단지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1059가구)’,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래미안클라시스(1114가구)’,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1244가구)’ 등이 있다. 남가좌동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이 아예 없는 곳이 수두룩하고, 한 두건 밖에 없는 단지도 많다”고 전했다.

전세 매물 감소 원인으로는 서울 입주 물량 급감이 꼽힌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139가구로, 전년(3만570가구)보다 21% 줄었다. 최근 3개월 연속(2월 645가구, 3월 996가구, 4월 815가구) 연속 1000가구를 밑돌았다. 더욱이 5월에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아예 없다. 게다가 전셋값 상승 기대감에 전세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반면 아파트 전세 수요는 늘고 있다. KB부동산 월별 전세수급지수 통계를 보면, 4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32.6으로 2022년 5월 135를 기록한 이후 1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전세사기 우려가 확산하면서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수요가 중소형 아파트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전세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전셋값은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올해 4월 기준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87.3으로 지난해 7월부터 9개월째 상승세다.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15% 올라 전국 시·도 기준 가장 뚜렷한 상승률을 보였다.

새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세 계약갱신권을 행사한 임차인들의 4년(2+2년) 전세계약 만기마저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전세시장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자 계약 갱신을 요구하는 기존 세입자들이 많아졌다. 새로운 전셋집을 찾는 것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활용하는 것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비아파트 기피 현상까지 겹쳐 아파트 전세 수요는 늘고 있지만, 입주 물량이 많지 않다 보니 당분간 아파트 전셋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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