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재건 나서는 두산…모트롤 재인수로 ‘에너지·기계·반도체’ 3대 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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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모트롤 ‘밸류체인’ 완성도 강화
북미시장 개척 시너지 기대
사업포트폴리오 축소에도 실적 개선 자신감
지난해 매출 13%·영업이익 28% 늘어
한화·SK 등 주요 그룹도 사업구조 개편

사진=두산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분당 두산타워

2019년 15위→2023년 21위.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위기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겪으며 4년새 재계 순위가 20위권으로 밀려났다. 2021년 두산그룹은 재무개선 자구안을 마련, 유압기기사업부인 모트롤을 4530억 원에 매각했다. 골프장 클럽모우CC(1850억 원), 벤처캐피탈 네오플럭스(730억 원),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 원), 두산솔루스(7000억 원), 두산인프라코어(8500억 원) 등을 줄줄이 매각했다.

절치부심한 두산그룹은 사업포트폴리오 축소에도 실적 개선세를 지속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의 매각에도 플랜트부문의 수주잔고 확대, 기계부문의 선진시장 판매 증가로 지난해 그룹 합산 매출이 19조1301억 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 늘며 1조436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5%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도 크게 줄고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구조조정 무렵인 2020년 292%에서 지난해 152.4%로 낮아졌고, 순차입금도 8조8217억 원에서 3조2318억 원으로 감소 추세를 지속했다.

출처=두산

힘 실리는 매출비중 51% ‘두산밥캣’

두산그룹은 △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어셀) △기계·자동화(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두산 로지틱스 솔루션, 두산 모빌리티 이노베이션I) △반도체·소재(두산 전자BG, 두산테스나) 등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팔았던 유압기기 제조기업 모트롤을 다시 인수하는 건 사업군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밸류체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단독] 두산그룹, 3년 전 팔았던 알짜회사 ‘모트롤’ 재인수 추진) 특히, 그룹 3대 사업분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계부문의 사업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두산밥캣이 차지하는 두산그룹 매출비중만 51%에 달한다.

두산밥캣은 모트롤 인수로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 모트롤의 건설·산업기계용 부품은 굴착기, 크롤라 크레인, 크롤라 드릴, 고소작업차, 크라샤, 스크린, 지게차, 트랙터 등 다양한 중장비에 적용된다. 두산밥캣의 주요 제품은 로더와 지게차, 미니 굴착기 등이다. 모트롤의 부품을 두산밥캣의 다양한 장비에 활용해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안정적인 부품 조달처 확보와 더불어 수익성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기계사업부문의 핵심인 두산로보틱스와도 유압을 활용한 로봇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북미시장의 수요증가로 매출액(74억7600만 달러)과 영업이익(12억6500만 달러)이 각각 13%, 29.7% 증가했다. 특히 북미에서만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모트롤도 북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미 최대 건설기계전시회에 참여해 밥캣(Bobcat), 존 디어(John Deere), CAT 등 북미 건설장비 톱티어 고객사들과 협력을 논의했다.

출처=두산

사업재편하는 대기업들

두산그룹 외에도 주요 대기업들은 사업구조개편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3중고(고금리·고환율·고유가)와 경기침체 우려, 전쟁 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 ‘생존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올해 들어 모멘텀 사업 물적분할, 해상풍력 및 플랜트사업 한화오션으로 양도, 태양광장비제조전문 한화솔루션으로 양도하는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는 △에너지(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등) △우주·항공·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기타 신규(이차전지·반도체 장비, 전력 반도체, 로봇, 신재생 소재 등) 등으로 사업영역을 재편하게 됐다.

SK그룹은 국내외 비주력 사업과 유휴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필두로 최근 5년간 그룹에서 이뤄진 투자를 점검하고 대대적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에선 LG화학이 편광판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했고, LG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부진한 램프사업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에 서두르고 있다. 효성그룹은 올해 7월까지 지주사 효성을 분할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세계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합병시키고, 중복되거나 부진한 사업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그룹의 모트롤 재인수처럼 팔았던 계열사를 다시 사들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중견IT기업 티맥스그룹은 2년 전 매각한 핵심 계열사 티맥스소프트 재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DB그룹은 2015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했던 금융 정보통신 운영회사 FIS시스템을 2018년 재인수했다. 대상은 외환위기 당시 외자 유치를 위해 팔았던 라이신 사업을 2015년 다시 인수했다. 웅진그룹은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알짜 회사였던 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가 2018년 다시 사들였다. 그러나 그룹이 어려워지면서 웅진코웨이를 다시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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