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확전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저축은행에 봄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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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위기설’에 금리인하 지연까지 악재

부동산 침체 지속시 PF 손실 5조 전망

여윳돈 7조에 기초체력 튼튼 “견딜만”

서울의 한 저축은행 전경. ⓒ 연합뉴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전경. ⓒ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옥석 가리기에 나선 가운데 중동 확전에 대한 불확안까지 겹쳐지면서 저축은행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팎의 불확실성으로 인하 금리 인하 시기가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부동산 PF부실의 ‘약한고리’인 저축은행업계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로 국내 경제 상황에도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금융당국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긴급 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어 시장 안정을 위한 철저한 대응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역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PF 사업장에 대한 세부적 사업성 평가 기준을 수립하는 등 PF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한편에서는 총선 이후 부동산 PF 위기가 수면위로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중동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까지 겹치며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부동산 PF 리스크는 특히 체력이 약한 제 2금융권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특성 상 아파트가 아닌 오피스텔 등 후분양 관련 대출이 많고, 대출을 내준 사업장(시공사)이 신용등급이 최하등급이거나 투기등급이 대다수여서 부실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79개 저축은행 전체 부동산 PF 추가 손실 규모가 약 2조~5조원으로 추정돼 지난해까지 적립된 대손충당금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 2금융권 PF손실액 추정 최대치는 13조8000억원이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된다면 지난해 말 기준 7조7000억원 규모인 16개 저축은행의 부동산PF 위험노출금액 중 약 9000억원~1조6000억원이 부실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저축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5469억원인데 앞으로 약 3000억원에서 1조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추정이다.

이를 전체 업권으로 확대하면 약 2조6000억~4조8000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약 1조~3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부담으로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적자를 내거나 최대 2조2000억원의 순손실이 낼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국내 저축은행은 고금리와 부동산PF 부실로 지난해 5500억원대의 손실을 낸 바 있다. 2015년 이후 8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다만 저축은행업권의 건전성이 양호하고 여윳돈도 7조원이 넘어 과거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평가다. 지난해 전체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35%로 전년 말(13.15%) 대비 1.20%포인트(p) 상승했다.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 6월 당시 BIS 비율은 1.1%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도 7조3309억원으로 5년 전보다 186%가 늘었다. 2011년의 경우 이익잉여금은 고사하고 3조6477억원에 이르는 결손금을 떠안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의 실적 및 연체율 악화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2011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저축은행 자체 체질 개선 노력으로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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