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진 美中 패권경쟁에…셈법만 더 복잡해진 K-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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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레거시(범용) 반도체 추가 수출 통제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여기에 중국이 자국 최대 통신사들에 외국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줄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양국간 수출통제 공방이 더 심화하는 모양새다. 날 선 양국 사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 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협력체제를 다져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거대시장인 중국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1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내 반도체 설비 투자가 각각 60조원·21조원, 국내에서도 용인 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각각 300조원·120조원 투자가 본격화 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견제 이후 양사의 중국내 설비 투자는 멈춘 상태로, 결국 현지 공장은 범용 제품 위주 생산거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미국과 범반도체 동맹을 맺은 상태에서 국내와 미국으로 거점을 명확히 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는 게 현재 양사 전략이다. 배경 중 핵심은 미중 갈등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올해 초 중국 최대 통신사들에게 핵심 통신망에서 외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서서히 줄여나가 2027년까지는 완전히 퇴출시킬 것을 지시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최근 수년 간 중국 네트워크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는 인텔과 AMD 등 반도체 주가가 급락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이 중국 레거시 반도체 사업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노후 장비를 팔지 않고 있다. 해당 장비들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 활용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장비를 창고에 쌓아두고만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중국은 반도체 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인텔은 회사 매출의 가장 많은 27%를 중국에서 올렸다. AMD도 지난해 매출의 15%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시행 전인 2022년의 22%에서 감소한 수치다.

앞서 1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수출통제 명단인 ‘블랙리스트’에 중국 기업 4곳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들 4개 중국 기업은 미국이 중국군의 인공지능(AI) 반도체 확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명단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블랙리스트 등 수출 통제 도구를 남용해 중국 기업을 억제·탄압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하고, 미국이 경제·무역과 과학·기술 문제의 정치화·도구화·무기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 연말에도 중국이 생산하고 있는 레거시(범용) 반도체 분야 수출 통제를 거론하고 나선 상황이다. 규제 범위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 수준에 따라 우리 업계에도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반도체에 이어 레거시 반도체 규제까지 현실화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기술경쟁력 제고가 G2 사이에서의 정책적 우위뿐 아니라 기업생존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중국에 대한 기술우위 확보의 기회로 살리는 등 국가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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