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어줄 시공사 없나요?”…강남권 알짜 재건축도 줄줄이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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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 사업, 유찰 끝 수의계약 수순

공사비 900만원에도 수주전 ‘잠잠’, “출혈 경쟁 NO”

“공사비 급등…건설사 선별수주 현상 심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건설사들이 적정 공사비에 대한 입장차를 보이며 시공사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고에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는 등 유찰 사태를 겪으면서 결국 수의계약 수순을 밟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뉴시스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건설사들이 적정 공사비에 대한 입장차를 보이며 시공사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고에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는 등 유찰 사태를 겪으면서 결국 수의계약 수순을 밟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뉴시스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건설사들이 적정 공사비에 대한 입장차를 보이며 시공사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고에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는 등 유찰 사태를 겪으면서 결국 수의계약 수순을 밟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도 사업성에 따른 선별수주 움직임을 보이면서 무리한 수주경쟁을 피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알짜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분위기도 차갑게 식고 있다. 조합들이 시공사 선정 공고를 냈지만 줄줄이 유찰을 겪으면서다.

최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두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한동안 이 같은 수주전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신탁은 지난 23일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사로 한양아파트를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2일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6일 올렸던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취소하고 재입찰공고를 냈다. 다만 1차 입찰과 마찬가지로 2차 입찰 때도 공사비를 3.3㎡ 당 805만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해, 1차 입찰 때 단독으로 입찰확약서를 제출한 DL이앤씨가 이번에도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아파는 두 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 선정 방향을 틀었다. 이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것으로 2번 이상 입찰이 유찰될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가락삼익맨숀은 지난 26일 시공자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공고를 올렸다. 예상 공사비는 3.3㎡ 당 약 810만원으로 1·2차 입찰 때와 동일하다. 1차 입찰 당시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수주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입찰보증금을 제출하지 않아 무응찰로 입찰을 마감했다.

이후 2차 입찰에는 현대건설만 참여하면서 경쟁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내 재건축 조합은 3.3㎡당 900만원이 넘는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1차 입찰 때 3.3㎡당 공사비로 907만원을 써냈던 신반포27차아파트는 2차 입찰 때 공사비를 975만5000운으로 증액했는데도 유찰되자 지난 13일 세 번째 재입찰 공고를 냈다.

인근의 신반포12차도 같은 날 2차 입찰 공고를 냈다. 다만 공사비는 1차 때와 동일한 3.3㎡당 공사비로 897만원 수준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워낙 많이 올랐다 보니 굳이 다른 건설사와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주를 하려는 움직임은 사라지고 있다”며 “조합에서 적정 수준의 공사비를 제안하지 않는다면, 강남권이더라도 유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땐 저가 입찰을 많이 했던 건설사들도 공사비,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수익성이 확실하지 않은 곳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등 선별적으로 수주를 하는 현상이 강남3구까지 확산된 것”이라며 “조합들이 유찰 후 공사비를 올렸는데도 또 유찰을 겪는다는 것은 여전히 건설사들이 수지가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선별 수주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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