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연체율 상승세 지속…당국 “과거 위기 수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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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연체율 상승세 지속…당국 '과거 위기 수준 아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부동산PF 정상화 추진을 위한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대의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체율이 13%대까지 치솟고 미분양이 16만 호를 넘겼던 과거 ‘부동산 위기’ 때보다는 안정적인 상황이라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22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현황’에 따르면 전 금융권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5조 6000억 원으로 9월 말(134조 3000억 원) 대비 1조 4000억 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 1조 8000억 원, 증권은 1조 5000억 원 늘어났지만 보험(-1조 3000억 원),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3000억 원), 저축은행·여전(각 -2000억 원)은 줄었다.

같은 기간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42%에서 0.28%포인트 상승한 2.70%를 기록했다.이 가운데 저축은행이 9월 말(5.56%) 대비 1.38%포인트 증가한 6.94%를 기록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 밖에 증권사 연체율이 13.73%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 6.94%, 여신전문 4.65%, 상호금융권 3.12%, 보험 1.02%, 은행 0.35% 순으로 나타났다.

연체율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 판단이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브리핑에서 “상승 속도나 폭을 보면 과거 위기 시 나타났던 단기간 내 급격한 상승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며 “과거 부동산 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연체율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이 다소 상승했으나 자본비율은 14.35%로 규제비율(7%, 자산규모 1조 원 이상은 8%)을 크게 상회하는 등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PF대출 부실로 인한 위험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부동산 위기’였던 2012년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은 13.62%로 현재 수준보다 10.92%포인트나 높았다. 미분양의 경우도 6만 2000호 수준으로 16만 6000호에 달했던 2009년 말과 비교하면 훨씬 적다. 그간의 건전성 강화 조치 등을 통해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액 비율(준비금 포함)이 지난해 말 기준 108.9% 수준을 유지하는 등 PF 부실에 대한 금융사들의 손실흡수 및 리스크관리 능력이 충분히 확보됐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PF 시장 안정 등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PF사업자대출 보증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대출전환 보증 △캠코 정상화지원 펀드 △채안펀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마련·추진 중이다.

아울러 정상 사업장에 대한 사업자보증 등 금융공급,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유도 등 PF 사업장의 점진적인 연착륙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PF 리스크가 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며 “부실 위험에 상응하는 충분한 충당금 적립 유도 등 금융업권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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