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만기’ 청년희망적금 잡아라…은행권 예금 금리 ‘高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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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도약계좌로 ‘환승’ 유도하지만

5년 간 자금 묶이는 단점 탓에 부담감

민간 銀 우대금리 앞세워 고객 유치전

저축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저축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이 청년희망적금 만기를 맞는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고금리 정기예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기를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금을 묶어놔야 하는 부담감에 이를 꺼리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이런 빈틈을 노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청년희망적금의 만기 고객들의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청년 처음적금에 이벤트 우대금리 연 1.0%포인트(p)를 제공한다. 청년 처음적금은 기본이율은 3.5%다. 여기에 우대이율 2.0%, 첫 거래 또는 이벤트 우대이율 1.0% 적용 시 최고 6.5% 금리를 제공한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달성 고객 전원에게 오는 7월까지 이벤트 금리를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은 상품판매 금액이 100억원을 넘길 경우 이자율이 3.40%에서 3.50%로 올라가는 공동구매정기예금을 선보였다. 여기에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에게는 0.5%p를 더해준다.

하나은행은 내맘적금 가입자 중에서 청년우대적금 만기 고객에게는 최대 1.5%p의 금리우대 쿠폰을 주며 기업은행의 경우 5조원 한도의 IBK 2024 특판중금채를 출시해 0.2%p 우대금리 조건 중 하나로 ‘가입 시점에 IBK청년희망적금 만기해지 이력을 보유한 경우’를 넣었다.

이밖에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기본금리 3.00%에 최고 4.05%의 금리를 제공한다. 최근 1년간 수협은행 예·적금 활동계좌가 없는 첫 거래 고객에게 1%p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DGB대구은행은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에 가입하면 최고 4.05%(기본금리 3.4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이 이처럼 정기예금 상품 경쟁을 펼치는 것은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자금 다수가 은행 입출금 통장에 그대로 예치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 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614조265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23조5536억원 증가한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보통 예금 등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예금을 의미한다.

청년희망적금은 소득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만 19~34세 이하 청년들이 월 최대 50만원을 2년간 납입하면, 저축장려금 추가 지원 및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2022년 2월 21일부터 3월 4일까지 총 289만명의 신청자가 몰렸으며, 이 중 약 200만명이 만기를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정부가 이들의 자금을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기할 것을 유도하고 있지만 인기가 시들하다는 점이다. 청년희망적금에 이어 청년도약계좌도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차 청년도약계좌 신청 기간이었던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16일까지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탄 연계가입 고객은 약 41만명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중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때문에 은행권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고객을 계속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상품 경쟁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보다 23조6316억원 증가한 886조2501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정기예금이 한 달 만에 20조원 넘게 불어난 건 2022년 10월 이후 약 16개월 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은 1년 이하 예금과 같은 단기 투자 상품을 지속 출시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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