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공사비 급등에… 재건축 ‘분담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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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다 공사비 급등이 지속되면서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원들이 내야 하는 분담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재건축 사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집값보다 재건축 분담금이 더 많아 집을 급매로 내놓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8차 337동’ 재건축 조합은 지난해 말 관리처분 변경 총회를 열어 추정 분담금을 공개했다. 178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일반분양 물량이 없는 ‘1대 1 재건축’을 진행 중인데, 전용면적 111㎡형 아파트를 보유한 조합원이 면적을 줄여 전용 97㎡형을 배정받아도 12억18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용 54㎡형으로 갈아타도 분담금이 1억5690만원에 달하고, 전용 42㎡형으로 더 줄여 옮겨야 2억1600만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자 일부 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조합이 시공사와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공사비라도 줄여 재건축 분담금 낮춰 보겠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당초 같은 30평형으로 옮기면 3억~4억원의 분담금을 내면 된다는 얘기를 들어서 재건축 사업에 동의를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고금리 기조에 늘어날 금융비용까지 더하면 분담금 규모가 앞으로 얼마나 더 불어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은 오는 23일 관리처분 변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840가구 규모의 이 단지 전용 31㎡형 소유자가 재건축으로 통해 전용 84㎡형으로 옮기려면 분담금으로 5억원 이상 내야 한다. 요즘 이 아파트 매매 시세가 4억원대 후반인 점을 고려하면 집값보다 분담금이 더 많은 셈이다.

이에 아파트 소유주들은 지난해 11월 회의를 열고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시공사는 6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조합이 패소할 경우 이 금액은 고스란히 아파트 소유주들이 부담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3구역과 부산 삼익비치아파트 등 ‘재건축 최대어’ 단지도 예상보다 높은 분담금에 술렁이고 있다.

분담금 폭탄 우려에 아파트값도 하락세다.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형은 이달 2일 4억6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0월 거래가(5억1000만원)보다 5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시장 침체에다 공사비까지 급등하는 상황이다 보니 과거처럼 일반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정비사업에서 분담금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 이는 집값을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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